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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구조였던 한국 철도산업에 본격적인 경쟁 시대를 연 수서발 고속철도(SRT)가 장거리이동 고객의 발이 된 지 3주년을 맞았다. 주식회사로 출범한 후 기타 공공기관 지정을 거쳐 올해부터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같은 준시장형 공기업으로서 명실상부 한국 고속철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이다.
그동안 철도통합 논란이 소모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마음고생이 컸지만, 지난달 코레일노조의 무기한 철도파업으로 SR의 존재감이 확고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RT를 운영하는 ㈜에스알(SR)은 2016년 12월9일 개통 이래 지난달 말까지 SRT를 이용한 승객은 총 6376만명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국민 1인당 1.2회 이상 SRT를 이용한 셈이다.
3년간 SRT가 달린 거리는 총 5463만㎞로, 지구와 달을 71번 왕복한 거리와 맞먹는다.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6만3875명으로, 애초 수요 예측치인 5만3000명의 1.2배를 웃돌았다. 개통 첫해인 2017년 하루 평균 이용객 5만3309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6만167명, 올해 6만3875명을 기록했다.
노선별로는 경부선 이용 누적승객이 4756만명, 호남선 1620만명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이용한 구간은 수서~부산으로 910만명이었다. 다음으로 수서~동대구(759만명), 수서~광주송정(497만명) 등이었다.
SR 회원은 지난달 말 현재 510만명이다.
SRT는 개통 초기부터 10% 저렴한 요금으로 시선을 끌었다. SRT 개통에 따른 이용승객 교통비 절감 효과는 지난 3년간 총 32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
SRT의 다양한 서비스도 인기몰이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SR은 다양한 할인제도를 운영 중이다. 정차역할인은 3개 역 정차를 기준으로 1개 정차역이 늘어날 때마다 0.2% 할인이 추가된다. 1% 온라인할인은 모든 이용객에게 기본 적용한다.
공공할인으로 △경로할인(주중 30%) △장애인할인(30~50%) △국가유공자할인(50%·6회 무임) △어린이할인(50%·6~12세) △장병할인(5%)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조기예매할인, 조조·심야할인, 임산부할인, 다자녀가족할인, 기초생활할인, 청소년할인 등 다양한 영업할인 제도를 통해 고속철도 이용 문턱을 낮추고 있다.
특히 SR은 무사고 운행과 철저한 안전관리에 힘써 지난 4월 재난관리평가 철도분야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권태명 사장은 안전을 최우선 경영원칙으로 내세워 2019 안전문화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SR은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2017년 케이티(KT)와 함께 고속철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공기질관리 솔루션'을 수서역에 도입했다. 올 3월부터는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5G 스마트 스테이션'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최초로 정보보호·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ISMS-P) 인증을 받았다.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정품사용 등 저작권 보호 노력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소프트웨어산업보호대상 행정안전부장관상도 받았다.
권 사장은 "올 초 공기업 지정을 계기로 공공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고객서비스 헌장을 개정해 고객서비스는 물론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중심경영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권 사장은 "짧은 기간에 SRT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고속철도로 자리매김한 것은 SRT를 믿어준 고객 덕분"이라면서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서비스차별화, 운영 효율화를 추진해 대표 고속열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