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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내년 경영목표를 속속 하향조정하며 비용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은행 일반관리비는 늘어나는 반면 초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수입 감소 등 부담이 커진 은행들이 희망퇴직과 지점 통폐합 카드를 꺼내들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내년 점포 신설 계획 연기는 물론 근거리 내 지점끼리 통폐합해 비용감소를 꿰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은 올해 46개의 지점을 신설한 반면, 77곳을 폐쇄했다. 영업지점을 줄이고 통합하는 것은 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재배치 차원이자 디지털금융 활성화로 점포 운영 전략이 달라짐에 따른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근거리 내 지점을 통폐합해 기업 영업을 한곳으로 몰아주고 있다”며 “대신 개인자산관리(WM) 특화 점포나 복합 점포, 무인점포, 정보기술(IT) 점포 등 특색있는 지점을 선보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지점 구조조정에 나서는 사이 직원인건비와 복리후생비, 퇴직급여충당금, 영업점 임차료와 지점 물건비 등을 포함한 일반관리비는 늘고 있다. 4대(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일반 관리비는 올해 3분기 9조4747억원으로 지난해 8조8042억원 보다 7.6%(6705억원) 늘었다. 은행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화두를 일제히 리스크 관리로 삼고 마른수건도 쥐어짜겠다고 선언한 이유다.
비용절감을 위해 은행들은 노사 협의 사안인 희망퇴직도 저울질 중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만56세와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결과 590명이 신청했다.
매년 1월과 7월에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중인 KEB하나은행은 오는 10일 치러지는 노조 선거를 통해 새로운 노조 집행부와 연말 희망퇴직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이 진행 중이라 이 협상이 끝나면 1월 중 희망퇴직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24일 노조 선거를 앞둔 국민은행은 새 집행부가 결정되면 노사 간 희망퇴직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연임에 성공한 박필준 노조위원장 집행부와 희망퇴직 조건과 규모를 협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