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M&A 심사 늦어지며 사업계획 '흔들'딜라이브, 현대HCN, CMB 등 '분리매각·M&A' 고민 국회 합산규제 논의 전무… "시장 불확실성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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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TV 업계 1, 2위 'CJ헬로·티브로드'와 이통사의 M&A 정부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나머지 케이블 업체들의 인수합병 소문이 최근 무성하다.

    연초부터 진행됐던 정부의 유료방송 M&A 심사가 200일 이상 지연되고, 국회의 합산규제 논의도 기약없이 늦어지며 시장이 점점 혼탁해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딜라이브·현대HCN·CMB, 분리매각·M&A?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이 케이블 업계 4위 현대HCN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합병 방식은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현대HCN을 인수합병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며, 앞서 티브로드를 인수할 때와 마찬가지로 SK텔레콤과 현대홈쇼핑이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0원 합병'을 성사시킨다는 내용이다. 이르면 오는 1월께 인수합병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란 구체적인 일자까지 전해졌다.

    이에 현대HCN의 모회사인 현대홈쇼핑은 해당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현대홈쇼핑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HCN의 SK브로드밴드로의 합병 또는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딜라이브는 내년 5월 매각 작업이 재개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딜라이브 채권단이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여겨지는 KT의 회장 선임이 완료되고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LG유플러스-CJ헬로'의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는 5월께 매각을 재개, 이통3사간 경쟁을 유도할 것이란 주장이다.

    아울러 딜라이브 분리매각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딜라이브 자회사인 IHQ 내 엔터테인먼트사업 부문(연예기획사 등)과 미디어사업 부문(케이블 채널 등) 두 개의 사업부를 나눠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다.

    딜라이브 측은 "매각과 관련해서 모든 권한이 채권단에게 있어 관련 내용들을 대해 '맞다, 아니다'라고 확답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지금 나오고 있는 내용들이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그치고 있는 만큼 관련 소문들이 나올 때마다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CMB 역시 전국 지역별 11개 SO를 대전방송 중심의 단일 법인으로 합병, M&A 설이 지속 떠돌고 있다.

    ◆M&A 소문 이유는

    업계는 정부의 유료방송 인수합병 심사가 늦어지며 나머지 업체들의 사업계획도 유동적으로 바뀌며 관련 소문들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선도 사업자들의 거취가 불명확해 질수록 후발 업체들 역시 관련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오는 15일 'LG유플러스-CJ헬로'의 M&A 심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가 '인수'가 아닌 '합병'을 택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 절차도 거쳐야 한다.

    케이블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별 예산 및 신사업 계획 등을 기획해야 하는데 M&A 시기가 계속 늦어지며 구체적 구상 짜는데 애를 먹고 있다"며 "때문에 피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계획에 대한 여러 대안들을 녹여 내년도 기획을 짜야한다. 해당 과정에서 여러 '안'들이 소문으로 퍼져 나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 합산규제 논의가 사실상 전무해 M&A 시장 역시 답보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산 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유료방송 시장의 3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제다. 최근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일몰 후 사후규제안으로 의견을 합의했지만, 국회의 거듭된 파행으로 과방위 법안소위 개최유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음 21대 국회로 관련 결론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따라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는 현재 시장서 30.86%의 점유율을 보유해 딜라이브(6.45%) 인수가 불가능하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료방송 M&A와 관련된 추측성 주장들이 떠돌면서 급격한 주가 변동 등 시장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의 조속한 결론을 통해 해당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