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유료방송 M&A 기업결합 심사 결과 발표심사 신청 8개월 만에 '조건부 승인' 전망과기부-방통위 심사 남아… 고용불안 및 계약논란 등 변수SKB-LGU+ "정부 심사 결과 예의주시"
  • 공정거래위원회가 유료방송 시장 재편의 초석이 될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조건부 승인'이 유력한 가운데 그간 심사 지연에 따라 속앓이를 해온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유료방송 M&A(인수합병)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 절차를 남겨둔 상황에서 양사 모두 일부 변수를 맞아 신중한 모습을 견지하는 분위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및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6일 전원회의를 통해 양사의 유료방송 M&A에 대한 최종 심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공정위의 심사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만큼 유보 판단 없이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올 3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지만, 공정위는 지난달 16일 심사 합의를 유보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의 기업결합 건과 병합심사를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력 제고 등을 이유로 국회에서도 신속한 심사를 요구하고 있어, 양사 모두 교차판매 금지 등을 적용한 조건부 승인을 통해 공정위의 심사 문턱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를 비롯해 여야 모두 공정위의 늑장 심사를 강하게 지적해 온 것에 비출 때 더 이상 유보 결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피인수기업인 CJ헬로와 티브로드의 경우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일부 조건을 포함해서라도 조속히 승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의 최종 승인이 예상됨에 따라 그간 제동이 걸린 유료방송 시장 재편도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관건은 추후 진행되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심사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두 부처의 심사를 남겨둔 반면, LG유플러스는 주식인수 형태라는 점에서 방통위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방통위는 LG유플러스의 인수 추진 건과 관련, 사전동의 절차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데 이어 최근 과기정통부에도 별도 의견서를 전달한 상황이다.

    과기정통부의 경우 최기영 장관이 유료방송 M&A 심사에 대해 긍정적 신호를 보내기는 했지만, 지난 5일 두 부처가 사전동의 절차 등을 포함해 부처 간 정책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뜻을 모으면서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게 됐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티브로드 노조 등과 고용 갈등을 겪고 있는 점이 막판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방통위가 피인수기업에 대한 고용 보장을 중요 심사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심사 과정에 일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티브로드 노조를 비롯해 티브로드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합병 이후 발생 가능한 고용 문제에 대해 해소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와 KT 간 알뜰폰 계약에 포함된 사전동의 조건에 발목이 묶인 형국이다. '피인수 또는 피합병될 경우 3개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서면 통지 및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에 따라 계약 위반 논란에 휩싸인 것. CJ헬로는 해당 조항이 기업의 자율경영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지만, KT와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인수 과정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한편 양사는 이번 유료방송 M&A 심사에 대해 우선적으로 정부의 판단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후 결과에 대해선 별도로 마련한 계획을 통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정부의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별도의 의견을 내기는 어렵다"며 "향후 심사 결과에 따른 대책 마련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 역시 "공정위를 포함해 정부의 심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심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