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없이 간소한 발인 마쳐자연으로 돌아간 재계 큰 어른 애도LG부회장단, LS, GS 주요 경영진 대거 참석 눈길'R&D·인재발굴' 1순위 강조한 경영 신념 후대로 이어져4세 경영 막 연 구광모 회장, 선친 뜻 받아 R&D에 힘싣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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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경 LG 명예회장이 영면에 들었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과 LG 부회장단은 물론이고 LS, GS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해 발인이 진행됐다. 구광모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뜻을 이어 본격적인 4세 경영을 시작하게 됐다.LG그룹은 17일 오전 8시경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 발인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발인식은 참석자들의 묵념을 시작으로 추도사와 헌화 순으로 이뤄졌다.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는 손자인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 외에 LG와 LS, GS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LG 부회장단을 대표해 권영수 ㈜LG 부회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발인식에 참석했고 사촌지간인 LS그룹의 구자열 회장과 LS산전 구자균 회장, LS엠트론 구자은 회장도 자리를 지켰다.LG그룹과 창업부터 함께 하며 재계 모범을 보여온 GS그룹에서도 구 회장의 마지막 길을 추도하기 위해 대거 참석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을 비롯해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 발인식에 참석하며 마지막까지 LG와의 의리를 지켰다. 허승조 태광그룹 일주 학술문화재단 이사장도 참석했다.이날 추도사는 이문호 LG 공익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이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회장님은 곧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이고 LG의 역사였다"고 말하며 "LG 20만 임직원이 가슴에 새기고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이 바로 회장님의 경영상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이어 고인의 생전 모습을 회상하며 "LG 회장으로 계실 때는 공장과 연구 현장에 가시기를 즐기고 현장의 사원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말씀하시며 너털웃음을 나누시던 큰 형님 같았다"고 묘사해 참석한 이들의 공감과 눈물을 자아냈다.발인식에 참석한 이들은 이 이사장의 추도사와 함께 존경받고 사랑받던 재계 큰 별인 구 명예회장님을 잊지 않겠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그를 떠나보냈다.이날 발인식도 장례와 마찬가지로 간소하게 비공개로 치러졌다. 별도의 영결식 없이 운구차로 구 명예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 모습만 사진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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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구 명예회장과 앞서 타계한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구광모 회장의 4세 경영이 본격 시작됐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LG를 이끌던 당시 무엇보다 강조했던 '기술육성', '인재육성'에 대한 신념을 구 회장도 적극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이날 영면한 구 명예회장은 누구보다 'R&D'에 지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특히 '기술입국'의 일념으로 화학과 전자분야에서 연구개발에 열정을 쏟아 70여 개의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수많은 국내 최초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LG의 도약과 우리나라 산업 고도화를 이끌었다.동시에 인재를 발굴하고 개발하는데도 일찌감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화의 LG'를 세우는데 중추 역할을 했다. 교사 출신으로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덕분에 항상 인재 양성에 높은 뜻을 갖고 있었고 경영자로서의 자리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교육자들을 지원하며 그 뜻을 이어갔다.앞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 같은 행보를 눈으로 보고 자란 구광모 회장 또한 취임과 동시에 'R&D'와 '인재'라는 두가지 가치를 지켜나갈 것임을 가장 먼저 드러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로 그룹의 미래기술 개발 메카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택해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만나 비전을 전했고 뒤이어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LG 인화원'에 방문해 인재양성에 대한 선친들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