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NH·미래에셋 등 IB 시너지 고려한 개편…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방점
  • 주요 증권사들이 내년도 각사의 사업 방향을 담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키워드는 투자은행(IB) 업무 강화를 위한 확대 재편과 디지털 고도화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신년을 앞두고 조직 개편과 이에 따른 임원인사 단행에 한창이다.

    올해 증시 부진에도 증권사들이 IB 부문 등을 통해 호실적을 올리면서 내년 역시 IB 강화를 주요 키워드로 삼는 조직 개편이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은 IB 부서를 중심으로 조직 구조를 재편함으로써 업무 시너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3개 본부로 분리된 IB본부 위에 이를 아우르는 통합관리 부서인 IB그룹을 둔다. PF본부와 대체투자본부를 함께 PF그룹으로 묶어 본부 간 시너지를 제고하고 커버리지도 더욱 확대해간다는 전략이다. 기타 운용부문은 종합금융담당의 본부 승격, MT 본부 내 FX 운용부 신설 등으로 운용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갈 방침이다. 리서치센터는 5개부서를 3개부서로 통합하면서 IB 등 리서치 자원을 필요로 하는 부서에 일부 인력을 전진배치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통합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IB 관련 부서 업무 시너지를 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해외·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함으로써 IB사업부의 내실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IB사업부는 해외 및 대체투자 부문의 기능별 전문화 추진을 위해 대체투자 전담 신디케이션 본부를 IB1사업부 내에 신설했다. 또한 국내외 부동산 및 실물자산 금융부문의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 IB2사업부 산하 조직을 현 3본부 8부서에서 3본부 10부서 체제로 확대 재편했다. 해외투자 확대와 중장기 투자를 기치로 글로벌운용본부를 신설하고, 대체자산운용본부를 PI본부로 변경해 PI 및 대체투자 기능에 집중토록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전 사업부문별 업계 최상위권의 경쟁력과 경영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며 "고객의 니즈와 경쟁환경 변화에 대응해 업계를 선도하는 국내 대표 금융투자회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해나갈 것"이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IB 1~3부문 간 사업조정을 진행하면서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IB3부문에 있던 PE 본부를 IB 1부문으로 이동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업무 시너지를 높였다. IB 1부문에 있던 스페셜시추이에션 본부를 해외 대체투자 업무를 수행하는 IB 3부문으로 이동시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대형 증권사들이 덩치를 키우며 IB 분야를 강화하는 추세에 발맞춰 중소형 증권사들도 관련 부서 강화에 나섰다. 하이투자증권은 IB 부문 경쟁력 강화 위해 ECM(주식자본시장)실 내 종합금융팀을 추가로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GI) 부문과 IB 부문 내 종합금융본부 등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인력 수혈했다.

    증권업계는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전사 디지털 혁신 가속을 위한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본부를 신설함으로써 디지털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빅테이터 기반 인공지능(AI)산업에 전략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미래 수익창출 비즈니스 모델 기획 및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기반 신사업 기획과 전사 프로세스 혁신업무를 담당한다.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WM)사업부에 디지털 영업본부를 신설했다. 고객특성별 서비스 모델 정교화를 위해 디지털 및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전담토록 한 것이 특징이다. 리테일 디지털부문의 사업운영을 책임지고, 디지털 플랫폼에 자문서비스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신규, 구축키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증권사들이 확대해온 IB 부서를 촘촘히 손질해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직접적인 영업부서는 아니지만 디지털 고도화를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수익을 위한 또다른 혁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