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부터 임기…협회 내부 분위기 쇄신·정책현안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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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증권 나재철 대표가 금융투자협회장을 새롭게 이끌 수장으로 당선됐다. 76.3%라는 역대급 득표율로 업계 성원을 받은 만큼 협회 내 산적한 과제를 안착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열린 제5대 금투협회장 선거에서 총 295개 회원사 중 87.6%가 출석한 가운데 기호 3번의 나재철 당선자가 76.3%를 얻어 차기 회장으로 확정됐다.

    역대 최고치로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며 업계 지지를 등에 업었다.

    나 당선자가 업계로부터 열띤 지지를 받은 배경에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현직 CEO 프리미엄' 등을 꼽을 수 있다. 협회장은 금투업계를 대표해 국회 및 금융당국을 상대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업계 현안에 정통한 현역 CEO가 선호되는 자리다.

    나 당선자는 지난 1985년 대신증권에 공채 12기로 입사해 대표 자리에까지 오르면서 35년간 증권업계에 몸 담았다. 나 당선자는 리테일 영업은 물론, 자산관리(WM), 홀세일(Wholesale), 기획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업계와 당국 모두 탄탄한 네트워크를 쌓은 것이 압도적인 득표율의 배경으로 꼽힌다. 나 당선자는 증권사 사장단 모임인 '금요회'의 회장을 맡는 등 협회장 투표권을 가진 증권사 사장들과의 인맥도 두텁다. 협회 회원이사를 2년 전부터 맡고 있어 금투협을 둘러싼 현안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협회가 안팎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역대급 지지를 받은 만큼 나 당선자의 어깨도 무겁다. 전임 회장의 유고로 갑작스레 치러진 선거라는 점에서 어수선한 협회 내부 분위기 쇄신 및 정상화 과제가 당면해 있다. 나 당선자를 비롯한 후보들은 모두 공통된 공약으로 금투협 조직개편을 내세웠다.

    원활한 대관활동을 통한 법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도 주요 과제다. 전임 회장이 추진해온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은 현재 답보상태다. 각종 이슈로 위축된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옵션 도입 등도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독일 DLF(파생결합펀드) 등 금융상품 손실문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책 등 엄격해진 금융당국 규제와 더불어 업계의 도덕적 해이로 낮아진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내년 4월 총선 이후 국회 상임위원회가 교체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나 당선자 역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공모리츠 상장 및 세제관련 지원 ▲증권거래세 폐지 ▲채권시장 국제화 및 인프라 개선 ▲실물 및 부동산 공모펀드 활성화 등을 향후 추진과제로 꼽아왔다.

    나재철 당선자는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전임 협회장들이 추진한 여러 과업을 이어받아 업계 발전에 더 많은 헌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면서 "8년간 전문경영인으로서 수많은 대내외 변수들 가운데서도 혼신의 힘을 발휘했다.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추스르고 봉사와 헌신의 자세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또 나 당선자는 "맡겨진 중책을 더 무겁고 소중한 책임으로 받아들여 더 많은 소통과 고민을 통해 하나하나 실현해가겠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행동하는 협회, 회원사 니즈를 반영하고 실현시키는, 제대로 일하는 금투협회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세 체계 개선, 증권거래세 인하와 더불어 모험자본 공급 등 여러 정책 면에서 협회가 상반기에 선방해왔지만 DLF 사태, 부동산 PF 이슈로 인한 부담이 생긴 게 사실"이라면서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나 당선자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나재철 당선자의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3년간이며, 내달 2일 취임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 사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