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수 반으로 줄이고 올 '스위트룸'으로 리뉴얼 계획내년 공사 착수해 2021년 오픈 예정이었지만'재무 전문가' 한채양 대표 판단 내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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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조선호텔이 야심차게 준비 중이었던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리뉴얼이 검토 단계에서 전면 중단됐다. 신세계그룹이 강조하고 있는 수익성 강화의 일환으로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도 이에 동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월 취임한 한채양 대표가 신세계조선호텔의 재무 상황을 살펴본 결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리뉴얼을 중단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채양 대표는 2001년 신세계 경영지원실에 과장으로 경력 입사해 기획관리 담당 상무보, 전략실 관리팀 상무,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보,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 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한 재무 통이다. 한 대표는 그동안 맡아온 업무가 호텔업과 직접적 인연은 없었지만 꼼꼼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조선호텔의 실적부진을 해결하고 사업효율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운영하고 있던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리뉴얼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은 객실 수를 반으로 줄이고, 전 객실을 올 '스위트룸'으로 바꾸는 '6성급 호텔'로의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할 계획이었다. 내년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오픈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채양 대표가 신세계그룹내 재무를 담당해온 만큼 최근 이마트가 삐에로쇼핑 등 적자 사업을 접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는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앞서 이마트는 적자 폭이 큰 전문점 '삐에로쑈핑' 영업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일렉트로마트도 상권이 겹치거나 매출이 적은 매장을 위주로 정리에 들어갔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 매장수도 절반을 줄이기로 하는 등 사업 재편에 착수했다.

    이는 신세계그룹이 계열사들의 연이은 실적 부진에 이마트마저 적자를 기록하자 전면 사업 재편에 들어가야만 한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에 따라 계열사들이 사업 효율화 작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단위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지난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3% 하락한 3조9847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현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레스케이프 등 총 4곳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적자는 2014년부터 이어졌다.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인 '레스케이프'는 신세계조선호텔의 적자 폭을 늘렸다. 레스케이프의 부진으로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해 76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올 상반기에는 11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역시 누적적자가 13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76억원이나 늘었다.

    한편 신세계조선호텔은 오는 2023년까지 5개의 독자 브랜드 호텔을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리뉴얼도 이 작업의 일환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리노베이션이 끝나면 독자 브랜드로 리뉴얼해 다시 오픈할 전략이었다.

    이에 대해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아직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리뉴얼 작업이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단'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며 "계속해서 리뉴얼 작업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