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신념, 세계관 부합내년 재도약과 반등 노리는 시기불황·뉴트로… 패션 산업 10대 뉴스
  • ▲ ⓒ삼성물산 패션부문
    ▲ ⓒ삼성물산 패션부문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업계 10대 이슈와 내년도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올해 패션업계 이슈로는 가장 먼저 장기화된 불황이 꼽혔다. 올해의 한국경제는 내수 부진, 미중 무역 전쟁 및 반도체 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입 부진 등 대내외적 악조건의 영향으로 긴 불황 속에 있다. 이로 인해 주요 기업들의 경영 실적 악화, 중견 패션 기업들의 M&A, 브랜드 전개 중단 등의 소식까지 들려왔다. 

    다음으로는 내가 지지하는 것을 소비한다가 꼽혔다. 지난 7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서 촉발된 한일 양국간의 첨예한 무역갈등에서 비롯된 노노재팬 운동은 이제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소비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소비자들은 본인의 신념에 맞지 않는 브랜드를 불매하고, 본인의 신념과 성향에 동조하는 브랜드에게는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었다. 불매운동 외에도 환경 보호, 자선 활동 등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브랜드들 역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성장을 이어갔다. 

    지속 가능 패션과 구매 여정의 재구성이 키워드로 올랐다. 지난 8월 프랑스 비아리츠(Biarritz)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구찌, 샤넬을 포함한 럭셔리 브랜드를 비롯해 SPA, 스포츠까지 32개 회사 150여 브랜드가 함께 기후변화 문제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패션 팩트(Fashion Pact) 협약을 발표했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오프라인 기반 유통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끈 오프라인 공간이 이슈를 모았다.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히 판매 공간으로만 여기던 시각에서 벗어나, 섬세한 큐레이션을 거친 콘텐츠와 한층 풍부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 공간으로 확대했다.

    또 미니멀 라이프 추구, 신념소비 증가 등 소비 패턴의 변화로 인해 범용성 있는 아이템의 인기를 끌었다. 하나의 아이템을 구매하더라도 소재 퀄리티가 좋아 오래 입을 수 있거나, 최대한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지 여부가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부상했다.

    이밖에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패션 순례자, 승자독식 패션 플랫폼, 지금은 라이브 시대, 라이브 커머스의 발전,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로 차별화된 감성 제안, 뉴트로, MZ(밀레니얼&Z) 세대의 즐거움이 10대 이슈로 꼽혔다.

    삼성패션연구소는 패션업계가 내년 재도약과 반등을 노리는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부진한 성과를 보였던 각 패션 업체들이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달라진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좀 더 세심하게 살피는 과정을 통해 절치부심하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키워드로 '명분(REASON)' 제시했다. 천편일률적인 유행을 따르는 대신 자신이 추구하는 신념과 가치에 맞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소폭 회복할 전망이지만, 소비자 중심의 시장 구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의 헤게모니가 소비자로 이동하고 소비자의 니즈가 점점 더 파편화됨에 따라, 각 개인에 맞는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 정교한 타깃팅과 전략 실행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과 더욱 긴밀히 연결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