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월 아파트 거래량 141건 불과매수 관망세 심화되며 거래절벽 현상 뚜렷12.16대책 이후 실거래가도 동반 하락
  • 정부의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로 인해 새해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이 전면 금지된 15억원 초과 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강남에서는 고점 대비 2억∼3억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10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1월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141건을 기록 중이다. 현재 주택 실거래 신고는 계약 후 2개월 안에 하게 돼 있어 미신고된 물건이 많더라도 매우 적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월 거래량은 2018년 9월 고강도 규제 정책인 '9·13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매수세가 끊겨 지난해 초 1000~3000건대에 머물며 장기간 거래절벽에 빠졌었다.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춘 재건축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5월부터 차츰 거래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어 재건축 값이 오르자 6~7월 거래가 크게 늘어 7월엔 8000건을 넘어섰다.

    이어 7월 예고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주택거래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건축 사업이 지연돼 주택 공급이 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집값은 올랐고 매수세도 늘었다. 결국 10월(1만1510건)과 11월(1만411건)엔 1만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018년 9·13대책보다도 강력한 '12·16부동산대책' 이후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또다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350건에 머물렀다.

    양천구 목동 R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고강도 규제 이후 전반적인 매수세가 끊기면서 거래 자체가 위축됐다"며 "대출규제가 덜한 9억원 이하 아파트조차 매수 문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12·16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이 중단되고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세가 뒤따르지 않고 있다는 게 공인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에 따라 새해 들어 거래되는 대부분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12·16대책 전 실거래가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올라온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 전용 160㎡는 지난 3일 24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이 대책 이전인 지난해 10월 25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니 1억3000만원이나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강남구 도곡동 '우성사원5차' 전용 70㎡도 지난 6일 13억원에 실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고점인 지난해 7월 13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이번 대책에서 대출규제를 피해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였떤 9억원 이하 아파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등포구 신길동 '삼환아파트' 전용 84㎡는 대책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12월 7억6800만원에서 3800만원 가량 낮아진 7억3000만원에 지난 4일 실거래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아파트 매수세가 뒷받침되려면 투자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투자자들이 아직 관망하고 있어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가 아파트 상승세가 막힌 상황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홀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