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사장단회의서 임원진에 ‘쓴소리’유통·화학, 그룹 양대 축 ‘흔들’… 업황부진 직격“살아남기 위해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자”
  •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오늘은 듣기 좋은 얘기를 하지 못할 것 같다.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극복 사례, 관성적 업무를 모두 버리고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야 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 1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0 상반기 롯데 사장단회의(VCM)’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롯데의 최근 경영성과에 대해 뼈아픈 성찰과 함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촉구한 것.

    롯데는 유통업황 부진 등 유례없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지난해 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에는 혁신을 위해 사업부문(BU)장 2명과 계열사 22명을 바꾸는 역대 최대규모의 쇄신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양대 축은 유통과 화학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부문의 실적이 부진해 다른 영역의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신 회장은 50여년 롯데 역사 중 현재 상황이 가장 위기의 순간이라며 사장단회의에 참석한 임원진 100여명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현재 경제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저성장이 뉴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의 지속과 고령화, 저출산 등 전 사업부문에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며 “살아남기 위해선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거듭나자”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은 현재 사업분야에 관한 의구심도 나타냈다. 업계 1위라는 선도적 위치에 있는 계열사가 많지만, 자리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얘기다.

    조직문화 변혁에 관한 의지도 밝혔다. 변화를 위해 직원간 소통이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변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목표를 모두가 공유하자는 것.

    신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위축되지 말아야 한다”며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