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상승률 0.11→0.07% 4주연속 둔화서울 아파트 상승폭 대책 발표 일주일만 '반토막' 9억원 이하 '풍선효과'…잇단 매수문의 '가격폭등'서울 목동 전세가 '억 단위' 상승…"세입자 웁니다"
  • 정부가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지난 12월16일 깜짝 발표한 정부합동 부동산대책은 역대 최고로 불릴 만큼 부동산시장을 전 방위로 압박했다. 그 결과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오르던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문제는 9억원 이하 중저가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여기에 비자발적 전세수요가 늘어나면서 비교적 안정적이던 전세시장에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16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상승률은 12·16대책 당일인 지난달 16일 0.11% 고점을 찍은 뒤 4주 연속 둔화해 지난주 기준 0.07%를 기록했다.

    특히 규제 직격탄을 맞은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은 대책 1주일만인 12월 넷째 주 상승폭이 직전주 0.20%에서 0.10%로 반토막 났다. 그 뒤로도 계속 하락해 지난주 0.07%로 내려앉았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액을 줄이고,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대출을 아예 막으면서 거래도 절벽에 부딪혔다. 특히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례로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 경우 대책 하루 전인 12월15일 23억5000만원에 실거래 됐지만 현재 시장에는 올 수리한 매물이 2억원 가량 내린 21억5000만원(D공인중개업소), 21억7000만원(C공인중개업소)에 새 주인을 찾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5억원 초과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대책 시행 일주일만에 -0.08%로 돌아섰다.

    반면 9억원 이하 주택은 늘어나는 매수문의로 오히려 가격이 폭등했다.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 성동구 응봉동 대림강변타운 전용 59㎡ 경우 12월5일 8억1500만원에 팔렸던 것이 이달 3일에는 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강서구 방화동 마곡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11월9일 8억3200만원 보다 6700만원 오른 8억9900만원에 지난달 28일 거래됐다.

    전세시장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재현됐다. 정부의 교육제도 개편과 새학기 이사철이 맞물리면서 우수학군을 둔 서울 특정지역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실제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3단지는 12·16대책 발표 한 달여 만에 전세가격만 억 단위로 뛰었다.

    지난해 12월7일 7억1000만원에 실거래 됐던 신시가지3단지 전용 95㎡ 전세가격은 1월16일 N공인중개소에 8억5000만원으로 매물이 나왔다. 전세가격이 한달 새 무려 1억4000만원이나 급등한 셈이다.
     
    지난해 7월29일 7억원에 매매됐던 신시가지5단지 전용 95㎡ 전세가격 역시 1월9일 1억원 오른 8억원(G공인중개소)에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주요 학군지역 위주로 매물품귀 현상이 (3주째) 지속되고 있다"며 "강남구는 대치동 위주로, 서초구는 반포‧서초‧방배동 위주로, 양천구는 학군 및 방학이사철 수요가 있는 목동과 신정동 위주로 전세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새학기를 맞아 강남과 목동으로 옮기려던 예비매수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전세로 눌러앉으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입시제도 개편으로 가뜩이나 꿈틀대던 전세가격에 12·16대책이 불을 지핀 꼴"이라며 "전세가격 급등은 강남권뿐 아니라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