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집무실… 출장시 홀도 서류가방 메고 떠나“고객과의 약속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야 한다”
  • ▲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롯데
    ▲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롯데
    ‘풍선껌 신화’로 대표되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9세. ‘창업 1세대 경영인’으로 분류되는 신 명예회장은 여러 경영어록으로 남다른 경영철학을 보였다. 다음은 그가 생전 강조했던 명언 중 일부다.

    ◇ 거화취실, 화려함 멀리하고 실속 추구

    신격호 명예회장의 집무실에는 ‘거화취실(去華就實)’이란 액자가 걸려있다고 한다. 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하는 그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문구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오갈 때 혼자 서류가방을 들고 비행기를 타고는 했다. 아울러 다른 이들과 달리 사무실을 소박하게 꾸미기로 유명했다. 크기나 장식은 중소기업 사장 집무실 정도였다.

    대기업 회장으로서 색다른 모습이다. 화려한 것을 싫어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이다.

    ◇ 고객과의 약속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야 한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우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주경야독했다. 날씨가 좋지 않은 상황에도 배달시간을 정확히 지켰다.

    입소문이 나 주문이 늘어 배달시간을 못 맞추게 되니 신 명예회장은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했다. 배달 시간을 정확히 맞추기 위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모습에 반한 한 일본인은 선뜻 사업자금 5만엔을 내줬다. 롯데그룹의 첫 사업자금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신용과 성실함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집중한 노력의 산물로 볼 수 있다.

    ◇ 기업인은 회사가 성공할 때나 실패할 때, 모두 본인의 책임으로 돌려야 한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기업인의 덕목으로 회사가 성공할 때나 실패할 때, 모두 본인의 책임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기업을 신중하게 경영하고 최선을 다해 경영해야 한다는 것.

    책임감 없는 무모한 투자는 임직원이나 협력업체에 피해를 주고 국가적인 상처로 남는다는 얘기다. 롯데의 신중한 투자 방침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이러한 책임경영에서 시작됐다.

    ◇ 과다한 차입금은 만병의 근원

    신격호 명예회장은 무차입금 경영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이 철학은 IMF 사태에 한층 더 빛을 발했다.

    국내 기업들은 1990년대 후반 IMF 사태를 겪으며 과다한 차입경영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지나친 차입 경영에 기업의 안위와 존망이 위협받는 상황이 비일비재 했다.

    롯데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무차입 경영원칙으로 IMF를 어려움 없이 이겨냈다.

    ◇ 사업 역량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계열사 CEO들에게 ‘선택과 집중’에 대해 강조했다. 제품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애정은 신 명예회장에게 ‘실패를 모르는 기업인’이라는 애칭을 붙게 했다.

    잘 모르는 사업을 확장 위주로 방만하게 경영하면 결국 국민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했다. 신규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것이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