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센터 포기 확실한 ‘이국종’… ‘유희석’ 이번주 입장밝힐지 촉각 내달 퇴임 유희석 의료원장 행보 불투명 ‘차기 원장’ 하마평 無 의료수익 6100억 돌파 그리고 외상센터 운영 적자의 굴레
  • ▲ 좌측부터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 ⓒ아주대의료원
    ▲ 좌측부터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 ⓒ아주대의료원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을 향한 유희석 아주대학교의료원장의 욕설 녹취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권역외상센터 운영이 활성화될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구조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

    정부는 권역외상센터 운영비로 매년 60억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외상센터 100병상으로 한정된다. 결국 외상환자가 많아져 다른 병동에 입원하면 병원은 손실을 보는 구조로 바이패스(bypass) 논란이 발생하게 된 이유다.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이국종 센터장은 약 한 달여 해군 해상훈련에 참여한 후 지난 15일 귀국과 동시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면담 등 광폭 행보를 보이다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결국 권역외상센터 포기를 선언했다. 

    유희석 의료원장은 현재 협력병원 업무로 베트남 출장 중인 상황으로 어떤 발언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아주의대 교수회가 즉각적인 사퇴를 요청한 성명을 발표했고 17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업무방해와 직무유기, 모욕 등으로 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지만 묵묵부답이다. 

    20일 아주대의료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희석 의료원장을 비롯한 병원 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이번주 유희석 의료원장이 베트남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 공식입장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월 1일 병원으로 복귀하는 이국종 센터장은 센터장이 아닌 평교수로 근무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는 “복귀와 동시에 센터장직을 내려놓고 앞으로 권역외상센터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국종 센터장의 공백으로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난관이 예상되는 가운데 병원 측은 “언론 보도를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리되는 것인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내달 임기가 끝나는 유희석 의료원장의 행보는 결정되지 않았고 냉랭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차기 의료원장에 대한 하마평도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 가치관 달랐던 의료원장, 해결방안 없는 ‘외상 의료’ 

    본지가 확인한 결과, 이번 욕설 사태가 벌어지기 바로 직전까지 유희석 의료원장은 병원경영 개선안 마련에 집중했다. 

    그가 의료원보 등을 통해 내부직원에게 공개한 올해 신년사 내용에는 “2019학년도 세웠던 외래환자 일평균 5500명, 의료수익 6000억원, 의료이익률 5%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의료수익 6100억원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또 “전국 의대·의전원 연구비 수혜 실적에서 아주의대 전임교원 1인당 외부연구비 실적이 전국 4위를 차지했다. 매년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분야는 2020년 연구비 수주 50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까지도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서 병원경영에 치중하는 형태의 입장이 강조되고 있었다. 

    4~5년 전 욕설도, 그 전부터 지속됐던 이국종 센터장과의 갈등은 바로 이 영역에서 가치관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병원과 이국종 교수와의 갈등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돈 안 되는 외상, 중환자 의학’과 관련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현실적 고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국종 센터장은 바뀌지 않는 의료체계 근간을 본인의 헌신으로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를 통해 외상 및 중환자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현행 의료체계에서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희석 의료원장 입장에서는 적자 폭이 큰 권역외상센터가 실제로 암덩어리로 해석됐을 것이다. 병원경영을 위해 다각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했을 수 있다. 욕설 문제 등은 큰 잘못이지만 심정적으로 이해 가능성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