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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을 결정하고 사실상 지휘봉을 내려놓은 황창규 KT 회장이 임기 중 '마지막 미션'이라고 여겨지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금일부터 24일까지(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다보스 포럼은 매년 1월 글로벌 기업인, 석학, 주요국 정부 인사들이 모여 세계경제 흐름을 논의하는 자리다.
황 회장은 당초 신년 메시지를 통해 다보스포럼 참석을 예고한 바 있다. 황 회장은 지난 2일 사내 직원들에게 배포한 신년맞이 메일에서 "세계 최대 민간 컨퍼런스인 드림포스와 취리히 공대 강연 등 KT그룹의 성과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달 말 다보스포럼에서 KT그룹 성과를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확실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다하는 황 회장이 새로운 포부를 드러내기보단 기존 성과들을 열거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지난해 10월) 진행한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에서의 '5G, 번영을 위한 혁신(5G, Innovation for Prosperity)' 주제의 특별강연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황 회장은 예상보다 빨리 5G 상용화되는데 KT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MWC에서 5G 비전을 제시하고, 세계 최초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는 등 KT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5G 시대를 앞당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5G는 이전 세대인 LTE에 비해 21개월이나 빨리 표준화가 이뤄졌다.
아울러 '5G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5G의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 기반 B2C 서비스뿐 아니라 B2B 서비스에서 놀라운 변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산업의 경우 5G 솔루션이 확산되면 현장사고는 50% 감소하고, 생산성은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 회장은 AI 서비스인 '기가지니'와 함께 '5G 세이프티 플랫폼(재난안전)', '글로벌 감염병 확산방지 플랫폼(GEPP)' 구축 사례도 함께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보스 포럼에 함께 참석한 재계 인사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며, 임기 마지막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포럼에선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국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이 참석한다.
특히 최태원 회장을 따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5G 중저가 요금제 협의 등 국내 통신산업 현안 논의가 다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현모 사장 내정자로 후임을 확정한 이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까지 완료하며 황 회장이 부담을 덜고 임기 중 마지막 대외활동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보스 포럼에서 자사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종업계와의 협력방안 논의 등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