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 단체관광 중단 카드단체 관광객 감소 직격탄 예상2015년 메르스 사태 직후 매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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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화장품업계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중 관계 회복 기대감이 본격화되기도 전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우한 폐렴이 지금보다 더 확산될 경우 과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만 사망자가 80명을 넘었고 확진 환자 수도 3000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여행사에 해외 단체관광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인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장품업계는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제품 수출로 실적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지만 중국 단체관광객 방한길이 막히면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업체의 경우 면세점 판매 비율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매출 중 면세점 비중은 30%, LG생활건강은 40%로 알려졌다.
특히 화장품업계가 우한 폐렴에 주목하는 이유는 5년 전 메르스 사태로 매출에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태 당시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323만1651명으로 전년 대비 6.8% 줄면서 화장품 업체의 주요상권 매출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메르스 사태 당시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명동과 동대문에 운영 중인 9개 매장의 6월 첫째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더페이스샵의 면세점 고객은 5월 평균 대비 20% 가량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명동·동대문 상권에서 한자릿수 정도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아직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파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화권 현지 매장이나 온라인 직구를 통해 꾸준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줄 경우 매출이 더 많이 빠질 수도 있을 것"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우렴 폐렴 확산으로 한국화장품, 토니모리, 코스맥스, 아모레퍼시픽 등은 10% 안팎으로 급락했다.
박종대 연구원은 "2015년 메르스는 국내에서 발병하고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외국인 입국이 위축돼 국내 사건 경과가 중요했다"며 "하지만 이번 우한 폐렴은 중국에서 발생해 중국 정부의 대응도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상황과 무관하게 중국인의 입국 위축 가능성이 커지고 중국 소매판매 위축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김윤보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설 연휴 기간 중국 당국이 국내외 모든 단체 관광 업무 중단을 선언하고 일부 지방정부는 우한 폐렴 대응을 위한 춘절 연휴 연장을 결정했다"며 "사드 사태 이후 최근 회복세를 지속해온 중국 관광객 감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숙박, 레저, 화장품 등 국내 관련 업종 내 종목들의 피해 또한 단기적으로 불가피"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