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피 심리…2·3월 모객 타격 불가피9월 상품까지 중국 경유 문의 빗발…시진핑 상반기 방한도 변수
  • ▲ 11만t급 크루즈.ⓒ연합뉴스
    ▲ 11만t급 크루즈.ⓒ연합뉴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훈기가 돌던 크루즈(유람선) 관광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으로 다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여파에 이어 거듭되는 악재로 기지개를 켜려던 크루즈 관광업계가 또다시 위축될 전망이다.

    28일 글로벌 크루즈업계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우한 폐렴 확산이 훈풍이 불던 크루즈 관광업계에 대형 악재로 떠올랐다. 소식통은 "관광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특히 모처럼 온기가 돌던 관련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크루즈업계는 올 상반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사드 보복 이후 3년여만에 중국인 단체관광 제한이 풀릴거라는 기대감이 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7일 신년사에서 "중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방한이 예정된 만큼 한중관계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중국 현지 관료와 관광업계의 설명을 종합할때 시 주석의 방한은 다음달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소식통은 "(중국현지에서) 아직은 (시주석의) 2월 방한 기조가 유지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우한 폐렴 확산의 영향은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주석의 방한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예상대로 단체관광 해금이 발표된다고 해도 논란이 될 수 있다"면서 "시기적으로 (이런 이벤트가) 국민 정서상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국내외 관광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업계에선 이미 피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는 8월쯤 일본으로 떠나는 크루즈 관광상품을 계획한 상태"라며 "설 연휴가 끝나고 해당 상품의 노선이 중국을 거치는지를 묻는 문의전화가 빗발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8월이후 출항하는 관광상품은 그나마 시간적인 여유라도 있다"면서 "4월에 출항하는 상품의 경우 2~3월이 마지막으로 고객을 모으려고 속도를 올리는 시기인데 중국을 거치는 노선은 소비자 심리 위축으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시기가 임박한 중국 노선은 우한 폐렴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크루즈관광은 부침을 심하게 겪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메르스 환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크루즈 관광객은 2010년 17만명, 2013년 80만명, 2014년 106만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 2015년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88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크루즈 관광객은 메르스 위기를 넘기고 2016년 195만명으로 다시 늘었다가 이듬해 사드 갈등으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39만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는 한일 외교 갈등이 일본제품 불매와 여행 안 가기 등으로 번지면서 또다시 타격을 받았고 올 들어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