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익 5576억… 전년비 56% 감소시황 침체에 따른 가격 하락, 대규모 일회성비용 반영 WTP 등 고부가가치제품 확대로 철강 수익성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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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10분기 연속 1조클럽 가입에 실패했다. 지난해 4분기 반영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과 함께 시황 침체를 빗겨나지 못한 결과다. 포스코는 올해 제품 가격의 꾸준한 인상과 함께 고부가가치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회복해 나갈 방침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5576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동기간 매출은 16조4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론 매출액 64조3668억원, 영업이익 3조8689억원, 순이익 1조98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0.9% 줄었고, 영업이익은 30.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0%를 기록했다.

    포스코 김영중 마케팅실장은 "지난해 4분기 판매가격이 많이 하락한 영향"이라며 "자동차 등 프리미엄 수요처가 부진했던 것도 실적 악화의 요인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4분기 발생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도 영향을 미쳤다.

    임승규 재무실장은 "작년 4분기에 일부 자산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7000억원 가량의 손상차손(비용)이 발생했다"며 "비철강쪽 부실 계열사 등은 작년까지 거의 정리가 됐고 철강쪽은 시황 등에 따라 해외의 손상차손을 일부 반영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올 1분기 유통과 수출물량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가격 인상 기조를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김영중 마케팅실장은 "글로벌 철강 가격이 지난해 11월 저점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수출 오퍼가격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체적으로 철강사들이 수익을 못 내고 있어 철강사 주도로 가격을 인상시키고 있다"며 "2분기에는 가격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유통과 수출물량 중심으로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요가와의 가격 협상은 초기 단계라 아직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실장은 "가격 협상 주기가 긴 자동차, 조선은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현실화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협상 시작 단계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철강부문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월드탑프리미엄(WTP), 자동차강판, 프리이엄 강건재 '이노빌트' 등 고부가가치제품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은 "철강 시황이 어렵다 보니 철강사들간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사로 생각하는 글로벌 철강사들 역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포스코는 양호하게 유지했는데, 올해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몇가지 활동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중선 부사장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겠단 계획을 내놓았다. 전 부사장은 "포스코가 불황을 대비해 개발한 WTP를 꾸준하게 늘려가겠다"며 "자동차강판과 프리미엄 강건재 이노빌트 판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 트렌드에 대비해 친환경차, 메가시티 등에 사용되는 고급강에도 집중해 경쟁사와 차별화 하겠다"며 "미래 수익성을 보장하는 혁신제품 개발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처럼 강건재 고급화를 가속화해 수익성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올해 탄소배출권 영향 미미

    포스코는 올해 탄소배출권으로 인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중 마케팅실장은 "지난해 탄소배출권이 280만톤 정도 부족했지만 전년 잉여 배출권이 있어 2019년 전체적으로는 부족한 부분 없이 넘어갔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올해도 일부 부족함이 예상된다"면서도 "작년 연말에 잉여로 이월해 놓은게 있어 연결하면 올해도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에 새로운 거래제가 시행되면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중 실장은 "2018~2020년 탄소배출권은 비용에 부담없이 넘어갔다"면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새로운 거래제가 시행된다. 추가적인 배출권 할당과 에너지 효율 노력 등으로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단기적 수요 위축 전망

    포스코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단기적인 수요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중 마케팅 실장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느정도 확산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아직은 그 여파에 대해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월 22~23만톤 정도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우한을 제외하고는 출하에 이상이 없다"면서 "조금 더 길게 봤을 때는 수요위축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본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 예상했다.

    김영중 실장은 "예전 사례로 비춰볼 때, 시장 안정화를 위해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반등할 수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철강 구조조정에 정부 적극적인 지원 요청

    포스코가 철강 구조조정에 대해 정부의 공감과 지원을 요청했다.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은 "국내 철강업은 자동차 등 수요산업 부진과 높은 수출장벽으로 수출확대에 한계가 있다"며 "여기에 중국산 저가재 수입도 늘어나며 시장을 교란시키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데 부인할 수 없다"며 "단일 시장으로 봐야 하는 동북아국가 중 중국은 정부 중심으로 대형 국영사들이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고 일본 역시 통폐합으로 3개의 대형 고로사만이 남은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전중선 부사장은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만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강조했다.

    전 부사장은 "구조조정은 문제가 터져서 하면 효과가 없어 선제적으로 하는게 필요하다"며 "구조조정 필요성이나 방향은 정부의 공감과 지원이 뒷받침돼야만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합 대형화가 한 축이라 보면 공정거래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통상 문제도 있고 해서 정부가 지원해줘야만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은 구조조정을 논의하기엔 조금 시기가 이르다고 했다. 전 부사장은 "논의를 시작하려면 시간이 무르익어야 한다"며 "구조조정에서 포스코가 역할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