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석유류 상승 견인… 농산물 기저효과 사라져통계청 "올해 1%대 초반 유지"… 우한폐렴 영향 내달 반영
  • ▲ 소비자물가.ⓒ연합뉴스
    ▲ 소비자물가.ⓒ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채소류·석유류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5% 올랐다. 1%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13개월만이다.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고 상승폭도 꺾이지 않았다.

    4일 통계청이 내놓은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9(2015년=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를 넘은 것은 2018년 12월(1.3%) 이후 13개월만이다.

    지난해 9월(-0.4%)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고 10월(0.0%) 제자리걸음을 한 이후 11월(0.2%), 12월(0.7%)에 이어 오름세를 이어갔다. 오름폭도 전월보다 0.8%포인트(P) 올라 상승세가 확대됐다. 이런 오름폭은 2018년 11월(2.0%) 이후 14개월만에 최대다.

    품목성질별 증감을 보면 농축수산물(2.5%), 전기·수도·가스(1.5%), 공업제품(2.3%), 서비스(0.8%)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0.49P)와 채소류(0.24P), 외식 외 서비스(0.44P)가 물자지수를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은 무(126.6%), 배추(76.9%), 상추(46.2%)의 상승 폭이 컸다. 감자(-27.8%), 마늘(-23.8%), 고구마(-21.4%), 귤(-20.3%), 고춧가루(-15.7%) 등은 가격이 내렸다.

    공업제품은 휘발유(15.6%), 경유(11.6%) 등 석유류가 상승을 견인했다. 석유류(12.4%)는 2018년 7월(12.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3.6%), 지역난방비(3.3%) 등 1.5%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공공서비스(-0.5%)와 집세(-0.2%)는 내린 반면 개인서비스(1.7%)는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택시료(13.7%), 시내버스료(4.9%) 등은 올랐지만, 고등학교납입금(-36.2%)이 크게 줄었다. 개인서비스는 외식(0.9%)보다 외식 외 서비스(2.3%)가 상승을 주도했다. 집세는 전세(-0.1%), 월세(-0.2%) 모두 내렸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올랐다. 지난해 8월(0.9%)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8%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파악할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2.1% 올랐다. 2018년 11월(2.3%)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식품은 1.8%, 식품 이외는 2.4% 각각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강원이 2.1%, 제주가 1.9% 상승했고 대구 등 4개 지역은 1.6~1.7%, 서울 등 5개 지역은 1.4~1.5%, 부산 등 5개 지역은 1.0~1.2% 각각 올랐다.

    통계청은 2018년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그동안 나타났던 기저효과가 끝나고 국제 유가도 상승해 올해 물가상승률이 1%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우한(武漢)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우한 폐렴) 영향은 다음달 지표에 반영될 전망이다. 우한 폐렴 확산에 국민이 주말에도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소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때는 물가에 두드러진 영향이 관측되지 않았으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레포츠·놀이시설 이용료 등 일부 품목에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