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익, 전년비 반토막… 성장세 꺾여"1월 인수 KCFT 효과, 영업익 최대 87% 증가 전망"
  • ▲ 서울 종로구 소재 SKC 본사. ⓒ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 소재 SKC 본사. ⓒ연합뉴스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던 SKC가 업황 둔화 및 전방산업 침체로 부진한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와 다양한 디스플레이 소재인 동박 및 플렉서블 필름 등의 기술이 비교우위에 있는 만큼 단기간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7일 잠정실적 보고서 분석 결과 SKC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 2조5398억원, 영업이익 1551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2조7678억원)은 8.2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2011억원)은 22.8%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410억원에서 711억원으로 49.5%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도 7.26%에서 6.10%로 1.16%p 낮아졌다.

    2016년을 기점으로 이어지던 실적 성장세가 꺾이게 됐다. 이 기간 매출액은 평균 8%대, 영업이익은 16%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순이익의 경우 292억원에서 1410억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올 들어 분기마다 전년대비 역성장을 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이다. 다만 4분기 영업이익은 업계 전망치(381억원)보다 낙폭이 컸다.

    4분기 매출액은 6601억원으로, 전년동기 7137억원에 비해 7.5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28억원에서 301억원으로 42.9% 줄어들었다.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은 주로 5G 투자 본격화 지연에 따른 통신장비향 이익 부진에 기인한다.

    화학 부문(238억원)의 경우 아시아 경쟁업체에서 PG(프로필렌글리콜) 설비전환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반적인 업황은 둔화됐다. 다만, PG 생산 비중 확대를 통한 제품 믹스 개선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PET필름 등 산업소재(49억원)는 EG(에틸렌글리콜)·TPA(테레프탈산) 등 원료가격 절감 효과를 얻고 있지만, 계절적 수요 비수기에 따라 전분기에 비해 부진했다.

    성장산업은 통신장비의 계절적 수요 부재로 부진했다. 반도체소재의 경우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연마하는 CMP 패드(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Pad)의 신장 등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전방산업 둔화로 4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통산장비 및 BHC(뷰티·헬스케어) 소재를 포괄하는 기타 부문(54억원)은 통상 4분기가 실적 최대 성수기인데, 통신사의 5G 투자 본격화가 지연됨에 따라 소폭 부진했다.

    이밖에 영업 외 항목으로 무형 자산 및 IT 관련 무수익자산에서 일회성 손상차손이 발생했으며 화학 부문에서 사업부 분할 전 위로금 지급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 ▲ 전북 정읍시 소재 KCFT 공장. ⓒSKC
    ▲ 전북 정읍시 소재 KCFT 공장. ⓒSKC

    SKC는 지난달 인수한 동박 제조업체 KCFT의 효과가 1분기부터 반영되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67~78%가량 증가한 2600억~2900억원으로 증가하고, 매출도 3조~3조2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KCFT의 주력 제품은 동박은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의 원재료다. KCFT는 동박 제조분야 글로벌 1위 기업으로, 향후 배터리 사업과 동반 상승이 기대되는 곳이다.

    SKC 관계자는 "지난해는 성장을 준비한 한 해였다. 투명 PI, 블랭크 마스크 등에 투자를 진행했다"며 "올해는 △모빌리티 △반도체 △친환경 △디스플레이 중심의 딥체인지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 전지용 동박사업은 올해 4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추가 증설 투자로 수익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5공장 증설도 계획돼 있다. 지난해 수요 증가와 환율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늘어난 연성동박적층판(FCCL)의 경우 올해는 증설설비 가동, 중장기 공급 계약 등으로 수익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SKC는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동박사업의 경우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기술개발 능력을 통해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물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전지용 동박 첨가제의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보유, 두께가 A4 용지의 20분의 1인 동박을 30~40㎞ 길이 롤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능력이 보유한 핵심 기술"이라며 "기술 격차가 핵심 경쟁력인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4공장이 가동되면 대략 1만톤을 판매해 1400억~1500억원 수준의 매출이 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소재 부문에서는 친환경·모빌리티·모바일용 스페셜티 제품 확대, 자회사 SKC 하이테크앤마케팅과의 통합 마케팅을 통해 영업이익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SKC는 지난해 충북 진천공장을 완공, 12월 중순부터 투명 PI 양산에 돌입했다.

    SKC 측은 "폴더블 기기를 준비하는 글로벌 회사들과 인증 및 스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연내 인증을 마무리하고 납품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성장사업 부문의 경우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소재의 경우 CMP 패드 및 중화권 웨트(Wet) 케미칼 등의 판매 증가세가 기대된다. BHC사업은 화장품 소재가 성수기에 진입했으며 통신장비사업은 비수기지만, 5G 투자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1분기 합작사로 출범하는 화학사업부문은 고부가 제품 확대를 지속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요 경쟁사의 정기보수와 원재료 가격 안정 등 외부 요인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명 PI로 폴더블폰·태블릿·노트북 등에서, KCFT 인수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부문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차세대 먹거리 분야의 두 축을 보유한 만큼 올해는 SKC의 구조적 성장이 시작되는 원년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