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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에 8000만원 가량이 있어 차량을 구매하고자 한다. 어떤 모델들을 고려할 수 있을까.
독일 브랜드 BMW, 아우디는 물론이고 한국의 제네시스, 스웨덴의 볼보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브랜드에 앞서 떠오르는 수입차는 단연 벤츠일 것이다.
그만큼 벤츠란 브랜드가 국내에 심어놓은 프리미엄 이미지는 긍정적이다. 판매실적은 이를 그대로 대변한다. 지난해 벤츠는 국내 시장에서 총 7만8133대를 판매, 4년 연속 수입차 분야 1위에 올랐다.
벤츠 코리아는 올해도 총 9종에 달하는 신차를 투입하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 선봉장은 베스트셀링 SUV '더 뉴 GLC 300'이다.
벤츠 코리아는 7000만원대의 프리미엄 준중형 SUV '더 뉴 GLC 300'을 지난달 13일 선보였다.
GLC는 GLK의 후속 모델로 2016년 1월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됐다. 이후 모던한 디자인과 넉넉한 실내공간, 뛰어난 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국내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2017년 GLC 쿠페까지 가세하며, 지난해까지 총 2만4260대가 판매됐다.
이번에 출시된 더 뉴 GLC 300은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와 최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를 탑재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스포티한 주행 성능, 강인한 외관, 고급스럽고 편안한 실내를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더 뉴 GLC 300을 지난 1월 21일 서울 강남구 청담전시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만나봤다.
이날 시승은 서울 청담전시장에서 가평 한 까페까지 왕복 120km 구간으로 진행됐다. 벤츠는 시승코스를 국도와 고속도로, 와인딩 구간 등으로 적절히 나눠, GLC 300의 주행성능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벤츠는 더 뉴 GLC 300과 더 뉴 GLC 300 쿠페를 준비했는데, 기자는 쿠페를 타보기로 했다.
시승차량은 더 뉴 GLC 300 4매틱 쿠페 스탠더드 모델이다. 직렬 4기통 M264 터보 차저 가솔린 엔진은 9단 자동 변속기와 어우러져 최고 출력 258 마력과 최대 토크 37.7kg.m의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공인연비는 9.7km/l이며, 판매가격은 7650만원이다. -
실내는 벤츠만의 프리미엄 감성이 그대로 녹아들었다. 센터페시아는 우드 트림으로 마감 처리하며, 고급감을 한층 더 살렸다. 3개의 송풍구 아래로는 무선 충전장치를 탑재해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에는 네비게이션, 미디어 기능 등을 조작할 수 있다. 다만 네비게이션의 경우 길찾기가 쉽지 않아 다소 불만스러웠다. 이 탓에 기자는 짧은 시승 도중 길을 2번이나 잘못 들어서기도 했다.
전반적인 주행성능은 꽤나 만족스럽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기대한 속도만큼 치고 나간다. 흔들림도 잘 잡았고 소음도 준수한 편이었다. 코너링 구간에서 변속을 억제하며 하체를 단단히 잡아주는 느낌은 '역시 벤츠구나'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반자율주행이다. 이날 시승한 스탠더드 모델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탑재되지 않아 성능 시험조차 아예 시도하지 못했다.
벤츠 코리아는 소비자의 선택을 존중해 향후 들여올 프리미엄 모델에는 본 기능을 탑재한다 밝혔다. 그럼에도 7000만원 중반의 차량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적용하지 않은 건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1시간의 짧은 시승 동안 기자가 내린 결론은 무난하다는 것이다. ADAS(반자율주행)만 빼면 딱히 지적할만한게 없다. 그렇다고 특출나게 뛰어난 점도 없다.
결국 소비자는 무엇에 중점을 두고 차량을 구매할 것인지에 따라 GLC 흥행 여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프리미엄 이미지와 기본기를 중요시 한다면 더 뉴 GLC, 다양한 편의기능과 옵션사양을 생각하면 제네시스 GV80로 말이다.
체급은 다르지만 비슷한 가격대에 포진해 있어, 두 모델은 간접적인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식지않는 인기를 자랑하는 벤츠가 신형 GLC를 앞세워 올 한해 어떠한 성적을 거둘 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