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심 시공→공장서 사전제작 부재 조립, 공기단축·현장인력 축소효과GS건설 해외 모듈러 3社 인수·SK건설 국내 협력업체 MOU로 모듈러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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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수적인 건설업계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사들은 오랜 현장시공 방식 대신 공장에서 사전제작한 부재를 조립하는 모듈러 방식에 큰 관심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모듈러 건설산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보이는 곳은 GS건설이다. 연초부터 미국과 유럽 선진 모듈러 회사 3곳을 한꺼번에 인수하고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모듈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포부를 밝혔다.

    GS건설은 영국 소재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를 인수했고 조만간 미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인수 작업을 체결할 계획이다.

    GS건설은 해외 유명 모듈러 전문회사를 인수해 해외시장 선점은 물론 미국, 유럽의 선진화된 기술을 도입해 고층 모듈러 시장과 저층 주거 시장까지 진출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GS건설이 해외건설사 모듈러 인수 전략을 통해 경험을 단기간에 축적할 수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 중이다. 제작과 생산 분야의 모듈러 관련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듈러 건설이란 공장에서 만든 부재를 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 시공하는 공법을 말한다. 현장중심 시공보다 공사 기간을 단축 가능하고 현장 투입인력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공사기간과 공사비 예측 가능성도 크게 올라가고 작업환경 안정성도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건설현장에서 숙련기술자 감소 등 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정체됐던 산업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모듈러 건설 방식을 발판삼아 건설산업을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 기반 글로벌 호텔사인 시티즌 엠(Citizen M)은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 및 북미 지역의 모든 호텔 객실을 모듈러 방식으로 건설 중이다.

    지금까지 13개 도시에 호텔 20곳을 건설한 시티즌 엠은 신규 호텔 건설에 드는 공사기간을 크게 줄이고 공사비 절감, 현장점검과 유지보수 효율화를 위해 표준화된 모듈을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가 차원에서 모듈러 건설을 전략과제로 설정하고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 건설청은 올해까지 공공공사 40%에 모듈러 관련 기술을 적용하고 전문 기술자 3만5000명 육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미국은 정부보다 민간에서 모듈러 건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미국상공회의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축 분야 종합건설기업 62%, 전문건설기업 33%가 모듈로 공법과 자재를 활용했고 앞으로도 모듈러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LH나 SH 등 공공주도로 모듈러 공동주택 공급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LH는 올해 모듈러 공동주택을 최대 1000가구 공급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바람을 타고 GS건설 뿐만 아니라 SK건설 등 국내 기업들의 모듈러 산업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 중이다. 최근 SK건설은 국내 협력업체와 손잡고 모듈러 공법 활용을 협력하기로 했다.

    모듈러 제작·시공 전문업체인 유창이앤씨와 함께 기존보다 튼튼한 철골 구조의 모듈화된 현장사무실을 개발할 예정이다. 아파트 옥탑과 재활용·자전거 보관소, 공기청정 부스에도 모듈러 방식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건설산업연구원은 "모듈러 건설은 생산성을 높이고 조달 과정 혁신을 위해 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의 하나"라며 "건설 현장에서 모듈러 전환이 이루지고 새로운 건설 생태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함께 설계, 시공 등 각 분야 기업들의 공장제작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중장기적 정책 제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