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50조 투자-7만명 고용' 빨간불"발표 당시와 상황 많이 변했다"… 수정 시사인위적인 구즈조정은 부인… "IMF·사스 때도 안했다"
  • ▲ 코로나19 극복 응원 메시지를 선보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권창회 기자
    ▲ 코로나19 극복 응원 메시지를 선보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권창회 기자
    롯데그룹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유통업황 부진에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점포 30%를 정리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기존 인력의 고용이슈뿐만 아니라 5년간 7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는 지난 13일 비효율 점포정리를 핵심으로 한 ‘2020년 운영전략’을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액 17조6328억원, 영업이익 42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 영업이익은 28.3%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 변경된 회계기준에 따르면 적자규모는 1조원을 넘는다.

    고육지책으로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등 718개 매장 중 수익성이 낮은 200곳 이상을 폐점할 계획이다. 자산 효율화로 영업손실 규모를 줄여 기업가치와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롯데 측은 점포를 줄이는 과정에서 정리해고와 같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단언했다. 롯데는 “IMF와 사드 등 위기 상황에서도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한 적이 없다”며 “점포 축소가 일자리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 기존 인력 외에도 롯데그룹에는 지난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이 출소한 직후 공언한 대규모 채용계획이 있다. 2023년까지 총 7만명을 신규 고용하겠다는 약속이다. 7만명 채용계획 발표 당시 매년 1만명이 넘는 인력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적악화에 이 계획은 실현이 불투명해졌다.

    롯데그룹은 대규모 채용계획을 발표한 해, 하반기 채용에서 8000명을 선발했다. 반면 일본 이슈 등 대내외 악재로 정상적 경영활동이 어려웠던 지난해에는 이보다 적은 숫자의 인원을 선발했다. 올해를 포함해 2023년까지도 신규채용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 관계자는 “외부 변수 발생 등 채용계획 발표 당시와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직면한 현실에 맞게 계획은 수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7만명 채용과 함께 발표한 2023년까지 50조원 투자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다. 투자는 곳간에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상황에선 현상유지도 어렵기 때문에 미래 먹거리 발굴은 ‘언감생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