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인테리어 외길 '이영봉 씨'고객의 주거 공간 제안하는 ‘행복 설계사’20~30대 제치고 영업왕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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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에 65세 최고령 영업왕이 탄생했다.20~30대 영업사원들을 제치고 한샘 50년 역사상 최초로 60대 영업왕이 탄생한 것이다. 한샘은 한 달에 한번 전국 대리점 소속 1000여명의 영업사원 중 최고 매출 달성자에게 ‘영업왕(감동 한샘인)’ 메달을 수여한다.이번에 영업왕의 영예를 안은 한강 리하우스 대리점의 이병봉 씨는 35년 동안 인테리어 한 분야에 머물고 있다. 서른살때부터 이 대리점에서 쭉 일하고 있는 이씨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집 인테리어를 제안하고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새로운 주거 공간을 컨설팅하는 한샘 리하우스 디자이너(RD) 중 한 명이다.이 씨는 오랜 기간 한 분야에만 전념 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고객감동’이라고 말한다.
그는 "35년간 수만명의 고객을 대면한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이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재산’의 대부분을 이루기 때문에 집에 관한 일에서는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조그만 하자에도 극도로 예민해질 수 밖에 없죠. 때로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도 많지만 내 재산이 손상된다고 생각하면 절대 무리한 요구로 들리지 않는다"고 전했다.이 씨는 고객 감동의 특별한 비결과 노하우에 대해 "결국 고객만족의 기본은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꽤 오래 전 일인거 같은데, 연세가 지긋한 고객이셨다. 신축 주택의 주방 싱크대를 시공하는데 매일 현장에 오셔서 현장을 체크했다. 현장을 죽 둘러보더니 맘에 안 드는 부위라며 시공품을 망치로 툭툭 내려치는 거예요. 행여 시공품이 망가질까바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제가 만나 뵌 분들 중 가장 까다로운 고객 중 한 분이었지만 다른 고객에 비해 특별히 더 배려해 드린 것은 없다. 그저 묵묵히 현장 시공에만 신경 썼다”고 전했다.이어 “싱크대 공사가 마무리되던 날, 현장의 모든 작업자를 불러놓고 한 마디 하더라. ‘이렇게 일해야 돈을 받는거야’ 그러면서 5000만원 지폐를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주셨다. 그때 깨달았다. 결국 고객 감동의 기본은 품질"이라며 "그 분은 후에도 지인을 여럿 소개시켜 주셔서 꽤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한창때 영업왕으로 오토바이며 컬러TV, 디지털카메라, 양복 등 받아보지 않은 상품이 없다고 했다.이 씨는 또 다른 고객감동 비결로 “질문하고, 또 질문하라”를 꼽았다. 그는 "질문을 많이 하면 고객 분들이 처음에는 싫어하죠. 하지만 아무리 귀찮아해도 장시간에 걸쳐서 상담을 한다. 결국 결과물에 고객은 만족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그러면서 "오씨 5형제들을 제일 싫어한다. 바로 오상담, 오실측, 오설계, 오발주, 오시공"이라며 "그 중에서도 첫째인 오상담이 제일 문제다. 상담이 잘못되면 그 어떤 값비싼 자재와 실력 좋은 시공 기사가 와도 고객감동은 물 건너 간 것"이라고 했다.이 씨는 지금도 상담을 하러 고객의 집에 들어설 때면 첫 영업 현장을 나서던 때처럼 가슴이 설렌다고 한다. 이 씨는 "고객과 상담할 때마다 저희 제안으로 고객의 삶이 윤택해지고 행복해지는 상상을 한다"며 "저는 제 직업을 인테리어 영업이 아닌 ‘행복 설계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