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닝보항 물동량 20% 이상 줄어"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0.3~0.4%p 감소" 전망선사들 계선과 임시결항 증가… 실적 악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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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내 공장 가동이 늦어지면서 해운업계 피해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대폭 줄어든데다가 운임 하락까지 겹치면서 해운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24일 프랑스 해운시장 조사기관 알파라이너는 이번 사태로 올해 1분기 중국 항만 물동량이 600만TEU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세계 컨테이너 항만 물동량의 0.7% 감소에 해당하는 규모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의 분기별 항만 물동량은 평균 약 6500만TEU다. 따라서 올해 1분기와 비교해 중국 항만의 감소폭은 9.2%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닝보항 등 주요 중국 항만의 항만 물동량은 일일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잠정 추산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춘절 연휴가 연장되며 중국 내 제조업 공장 미가동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생산이 재개돼 오는 3월부터 물량 부족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곳이 많아 혼란이 잠잠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0.3~0.4%p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선사들은 이러한 물동량 감소에 대응해 결항 결편을 확대해 공급조절로 대응하고 있지만, 우한시 인근에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경우가 보고되고 있는 등 여전히 혼란상황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운임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중국 춘절 이전에는 981을 기록했으나 춘절이 끝난 후 지난 14일에는 7% 하락한 910을 기록했다. SCFI는 중국 교통부가 집계하는 중국 해운시황 주요 지수로 해운업계 시황을 대변해주는 지표다.
업계에선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컨테이너 수요 감소와 그에 따른 운임하락은 선사들의 계선과 임시결항을 증가시켜 선사 경영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조선소의 불가항력 선언과 가동 중단으로 신조 선박 인도가 연기되는 것과 스크러버 장착 지연도 컨테이너선박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세운 현대상선도 근심이 깊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물동량 확보가 힘들어질 수 있어서다. 현재까지는 현대상선 등 원양선사들의 경우 중국 외 다른 국가 항만에서의 물량은 크게 줄지 않아 피해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벌크선을 운영하는 팬오션과 연근해 컨테이너 선사들도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벌크선은 이번 사태로 인한 철광석 수요 감소에 남반구 태풍 등의 기상이변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유조선 부문 역시 감염 공포에 따른 이동수요 감소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 17일 여객·항만기업에 긴급경영자금 600억원을 신설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코로나19 대응 항공·해운 등 긴급 지원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선사와 물류업계에서도 단기 물동량 감소와 운임하락에 따른 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대형 선사들도 어려움이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 선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