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개최 연기 가능성코로나 여파 중국 내부 행사도 잇따라 연기최태원 회장 '사회적가치' 행보 멈칫… 일정 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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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의 '사회적 가치' 경영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내달 중국서 개최 예정이던 '보아오포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달 24일에서 27일까지 하이난 섬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보아오포럼이 연기된다"고 보도했다.보아오 포럼은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국제 행사로, 시진핑 국가 주석이 참석할 만큼 비중이 높다. 지난해에는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와 최태원 회장이 참석하는 등 국내 정재계 인사들도 매년 참석해왔다.올해도 최 회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도 이사 자격으로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정상 개최가 어려울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현지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보아오는 홍콩 남단에 위치한 지역으로, 코로나19 발병지인 우한과는 거리가 있지만, 행사 특성상 중국인이 많이 몰리는 만큼 당초 일정대로 운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취소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보아오포럼 외에도 중국 내 행사들이 잇따라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실제 오는 5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아시아 최대 플라스틱 산업박람회 '차이나플라스'는 이달 초 공식 연기를 발표했다. 중국 내 최대 규모 무역박람회 '중국 수출입교역박람회(캔톤 페어)'도 오는 4월15일 열릴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연기 혹은 축소 운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이에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설파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최 회장은 최근 공개 석상에 나설 때마다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없다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지난해에도 보아오포럼에 착석해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하다"며 "사회적 가치 측정과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두 가지 목적에 모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지난달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기업 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에서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며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을 고도화해 이해관계자 가치를 극대화해 나가자"고 언급했다.특히 최근에는 경영활동의 주체인 구성원의 행복과 이를 지속하기 위한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개정하면서 '행복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MS는 행복경영 주체로서 구성원의 역할과 실천을 강조하고 고객, 주주, 사회 및 비즈니스 파트너로 이해관계자 범위를 확장하며 함께 추구해야 할 이해관계자 행복을 '사회적 가치'로 개념화한 경영 철학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보아오포럼은 중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행사인 만큼 코로나19가 사그라들지 않으면 행사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최 회장의 일정도 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