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시장도 코로나19에 발목… 예상밖 냉각기 불가피

올해 활황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키우던 IPO(기업공개)시장이 역병에 발목을 잡혔다.

기업들의 수요예측 이전 가장 중요한 행사인 기관투자자 대면 기회가 무산되고, 증시마져 급락세를 보이면서 예비 상장사들이 상장 과정에서 난관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신약개발업체 노브메타파마와 에스씨엠생명과학, 건축물 구조업체 센코아테크 등은 예정된 공개 간담회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휴대전화 부품 제조사 엔피디와 광고대행사 플레이디도 IR 행사를 취소했다.

노브메타파마의 경우 화상으로 IR을 진행한다는 계획이고, 에스씨엠생명과학은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기관 수요예측 일정을 기존 9~10일에서 18~19일로 연기했다.

기업의 IPO 성패는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이들 기업은 기관투자자들을 대면해 회사의 비전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 셈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대면 IR 행사가 취소되고 유인물 배포, 화상중계로 대체될 경우 회사에 대한 세부적인 질의와 응답 과정 등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 역시 사라질 수 있다.

이처럼 기관투자자 IR과 기자간담회가 생략된 상장은 해당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투자를 하거나 투심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게 돼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손실이다.

상장 이후에도 출발이 좋지 않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당일 열던 새내기주에 대한 상장 기념식도 다음달까지 잠정 중단키로 했다.

상장사 입장에서 IPO 부터 상장 기념식까지의 과정은 창사 이래 단 한번뿐인 경험과 이벤트라는 점에서 현재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여러 면에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처럼 우한폐렴이 IPO시장까지 전염되면서 향후 공모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공모주 투자심리 악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최근 증시 역시 우한폐렴 공포에 극도로 부진해 상장 이후에도 적정 주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상황이다.

실제 지난 지난 14일 2243.59로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는 감염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불과 일주일에 150포인트 가까이 빠져 24일 2079.04로 장을 마감했다.

6거래일간 하락률이 7.33%를 기록하면서 올해 IPO시장 분위기의 관건으로 꼽혔던 연초 증시 흐름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올해 초만 해도 1조원 이상의 신규상장 기업들의 출격 준비로 증시는 물론 증권사들의 IPO주관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는 기대가 우려로 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어급, 대기업 계열 기업일수록 급하게 상장을 추진해 자금을 끌어들기기 보다는 얼마나 높은 가치를 평가받으며 많은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 만큼 주식시장 상황이 중요하다"며 "현재 증시 추세와 우한폐렴 확산 추세로는 상장시기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