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취임식...공공성 중요하나 현실화율 떨어지면 혈세로 충당해야기재·환경부 의지 있으면 인상 가능…협의 계속해와스마트 유역 물관리 중요…AI·빅데이터 현장에 접목수공이 물관련 기업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해야
  • ▲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연합뉴스
    ▲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연합뉴스
    박재현 신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수도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해 임기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수자원공사는 28일 박재현 인제대 교수가 대전 대덕구 본사에서 제15대 사장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뉴데일리경제와의 통화에서 "물관리 정책을 새롭게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책임이 무겁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박 사장은 수도요금 현실화와 관련해 "요금 문제는 돈과 관련돼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생각한다. 수공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다. 관련 부처인 기획재정부·환경부와 협의해야 한다"면서 "환경부는 저렴하고 안전하게 물을 공급한다는 정책을 갖고 있는데 요금 인상은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되므로 쉽지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기업 존재 목적은 공공성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어 가격 현실화와 관련해 시장 논리를 따라갈 순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사장은 "요금 현실화율이 떨어지면 (결국) 국고나 지방비에서 충당할 수밖에 없는 만큼 적절한 접점을 찾는게 중요하다"면서 "개인적으론 공공성과 현실성 사이에서 균형 있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수·하수, 물 부담금 등 (물값 인상) 협의는 지금까지도 (관련 부처와) 계속해왔던 부분"이라며 "환경부와 기재부 의지가 중요하다. 의지가 있으면 (인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기업으로서의 공공성과 현실성 사이에서 합리적인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사장 임기내 소폭의 요금 현실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 ▲ 수자원공사.ⓒ연합뉴스
    ▲ 수자원공사.ⓒ연합뉴스
    박 사장은 임기내 역점 사업과 관련해선 '스마트한 유역 물관리'를 꼽았다. 

    박 사장은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물관리 현장에 적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수·치수, 수질관리를 위한 의사결정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첨단기술을 접목하고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수량 관리를 위한 빅데이터 구축을 시작하고 있다. (수공의) 조직과 역량이면 현장에서 신기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수공의 미래에 대해 "플랫폼이 되는 전문기업으로 가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유역 물관리를 위해선 플랫폼을 중심으로 개개의 물 관련 기업이 신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꽃 피울 수 있어야 한다"면서 "수공이 물관리 영역에서 아마존이나 구글처럼 다양한 신기술을 마음껏 담아내고 펼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청년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지고 창의적인 신기술도 많이 개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반세기 축적한 물관리 노하우를 기반으로 홍수·가뭄 등 물 재해에 대응하는 한편 지방상수도 선진화 등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누릴 수 있게 통합형 물관리를 정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보 해체와 관련해선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사장은 서울대에서 토목공학(수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수자원 전문가다. 물관리위원회, 통합물관리비전포럼 등에서 활동하며 문재인 정부의 물 환경 정책 수립에 적극 참여해왔다.

    박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3년 2월27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