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일본 全노선 잠정중단이스타·에어부산·에어서울, 국제선 운항 0%FSC도 여파… 대한항공·아시아나도 줄줄이 셧다운
  • ▲ 항공기 방역작업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대한항공
    ▲ 항공기 방역작업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대한항공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로 큰 혼란에 빠졌다. 지난 1~2월 중국 노선 중단 후 유일한 희망이었던 일본 하늘길까지 모두 닫히면서다. 업계는 이번 위기로 LCC는 물론, 항공업 전반이 공멸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부분의 LCC는 9일 현재 일본 노선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각 업체는 현지 입국 제한이 시행된 9일부터 이달 말까지 노선을 멈추며, 추이에 따라 중단 기간 연장을 검토한다. 

    남은 노선은 제주항공이 운항하는 도쿄·오사카행 두 편뿐이다. 제주항공은 일본이 한국발 항공편 도착을 허가한 도쿄 나리타, 오사카 간사이공항행 두 노선만 남겨뒀다.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일본 항공편을 모두 멈추고 괌 등 미주 노선만 제한적으로 운항 중이다. 일본 노선 의존도가 높은 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은 국제선 운항률이 0%로 떨어졌다. 이들은 제주 등 일부 국내선만 제한적으로 운항 중이다.

    업계는 일본 입국 제한 조치에 “사실상 사망선고와 같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일본 등 단거리 노선 중심의 LCC 특성상 그 여파를 피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앞서 중국노선 중단 후 일본, 동남아까지 피해가 번져 당장 이달을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중단 후 그나마 수요가 있던 일본 노선으로 버텨왔는데, 사실상 LCC가 갈 수 있는 하늘길이 모두 막힌 것”이라며 “세워만 둬도 리스료·주기료(공항 주차료) 등의 월 고정비가 업체별로 200억~400억원에 달해 업계 전반이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업계 종사자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무급휴직·임금반납 등에 그쳤던 회사 차원의 자구책이 직접적인 구조조정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부는 사태 지속 시 소규모 업체가 수개월 내 문을 닫게 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태 장기화로 종사자의 불안감도 상당해, ‘우리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다’라는 말이 더 이상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면서 “이번 위기가 항공사 간 통폐합, 하위 업체 사업철수 등의 시장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파다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일본의 입국 금지 조치로 대형항공사(FSC)도 관련 노선을 중단하는 추세다. 대한항공은 일본 17개 노선을 모두 멈추고 이달 말까지 도쿄행 항공편만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행 전 노선을 오는 31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아시아나 일본 취항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