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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생필품·식품 주문량이 특수기인 명절 물량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한 조심 모드다.13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에는 지난주부터 하루 최대 900만~950만 상자의 택배가 몰리고 있다. 1일 최대 처리량 700만 상자를 훌쩍 넘는 규모로, 1년 중 가장 큰 대목인 명절 때보다도 많은 물량이다.
처리용량 초과로 각 지역 거점(허브) 터미널엔 택배를 실은 간선차량이 길게 줄지어 있다.일부 지역에서는 당일 접수 분을 처리하지 못해, 본사 파견 인력이 업무를 돕기도 한다.
타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진택배의 경우 가장 최근 집계인 2월 중순 물량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10% 늘어났다. 평소 하루 물량이 140만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일 14~15만 상자가 추가 유입된 셈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도 지난달부터 일 단위 입고량이 평소대비 5~10%씩 증가했다.하루 10~20만여 건이 추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병 여파로 전 산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형편에 때아닌 호황은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 업체는 명절 때와 같은 대대적인 공표 없이 배송지연 최소화, 기사 위생교육 강화 등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일부 업체는 피해가 극심한 대구·경북지역을 대상으로 무료 택배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 코로나19 초기였던 12~1월보다 증가세가 뚜렷하다”면서 “이달 말, 다음 달까지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각 사 물동량은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타 산업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전 국민이 느끼는 공포감 등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를 직접 언급하기가 사실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각 업체별로 시설 위생 강화, 배송 지연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