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에 국내 펀드자산 일주일새 16.4兆 급감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충격으로 국내 설정된 펀드 순자산이 일주일만에 16조원 넘게 증발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재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를 제외한 공모·사모 펀드의 순자산은 총 68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의 701조7000억원보다 16조4000억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유형별로는 주식형 펀드가 81조9000억원에서 73조2000억원으로 약 8조7000억원 줄거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채권형도 123조원에서 122조5000억원으로 5000억원가량 줄었다.

파생상품형 펀드 순자산은 49조1000억원에서 45조8000억원으로 3조3000억원가량 감소했다. 혼합자산형 펀드도 순자산이 37조4000억원에서 36조6000억원으로 7000억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반면 부동산형 펀드는 정반대의 모습을 나타냈다. 이 기간 104조4000억원에서 105조4000억원으로 순자산이 1조원가량 늘었다.

공모펀드 순자산이 가장 많이 빠지면서 전체 펀드 순자산 감소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공모펀드는 280조4000억원에서 268조원으로 12조4000억원 감소했다.

PEF를 제외한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421조3000억원에서 417조3000억원으로 4조원가량 감소해 비교적 손실 규모가 적었다.

펀드 순자산의 급감은 최근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공식화로 경기 침체 우려에 주가지수가 폭락하고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가치도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종가 기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만에 250.93포인트(12.03%)나 떨어졌다. 특히 지난 9일에는 4.19% 폭락하며 2018년 10월 11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의 상징인 채권은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가치가 상승하지만, 금융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자 현금 수요가 커지면서 채권 가치도 같이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 지표물로 통용되는 3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는 장 마감 시점을 기준 지난 5일 연 1.051%에서 지난 12일 연 1.062%로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펀드 투자금이 대거 이탈한 것도 순자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펀드 설정액은 지난 5일 696조5000억원에서 12일에는 691조5000억원으로 5조원 감소했다.

펀드 순자산 규모가 이처럼 줄어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펀드 순자산은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지속해 지난달 7일 사상 처음 700조원을 넘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