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주총… 최은석 총괄부사장 신규 사내이사 선임손경식 회장 대외 업무… 김홍기·최은석 내부경영 맡아
  • ▲ 김홍기 CJ 대표(왼쪽), 최은석 총괄부사장(오른쪽).ⓒCJ
    ▲ 김홍기 CJ 대표(왼쪽), 최은석 총괄부사장(오른쪽).ⓒCJ
    CJ그룹 지주사(CJ주식회사)가 1년 만에 이재현 회장 친정체제로 복귀한다. 이른바 이재현 '맨'으로 불리는 최은석 경영전략 총괄부사장이 사내이사에 합류하면서 대표이사인 김홍기 총괄부사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다.

    그룹 전체 재무 위기 돌파를 위한 이재현 회장의 복안이다.

    CJ주식회사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 총괄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선임안이 통과되면 손경식 회장과 김홍기, 최은석 총괄부사장 3인 체제로 전환된다. 기존 CJ 대표이사를 맡아온 박근희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이 회장 측근 멤버들이 다시 합류한 모양새다.

    김 대표와 최 총괄부사장은 1년 만에 재회한다. 경총회장을 2년 더 맡게된  손경식 회장은 이전처럼 대외 업무를 맡고, 김 대표와 최 총괄부사장이 내부 안살림을 책임지는 구도다.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이재현 회장 복귀 이후 첫 인사를 통해 경영 전면 나서면서 '젊은' 경영인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안으로는 CJ헬스케어의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재편을 빠르게 추진하는 한편, 밖으로는 계열사별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CJ그룹은 이 회장 복귀 이후 연매출 100조원을 돌파하겠다는 '그레이트CJ'를 목표를 내걸고 M&A를 준비하고 있었다. 자금조달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때인 만큼, 재무역량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M&A 성과가 본격화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지난 2018년 CJ대한통운은 미국 물류 기업 'DSC Logistics'를 인수했고, 같은해 연말 CJ제일제당은 미국 전역에 걸친 사업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미국 냉동식품 가공 업체 슈완스컴퍼니를 2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곧이어 M&A에 따른 성장통이 이어졌다. 두 사람이 다시 전면에 나선 것도 CJ그룹의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주사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5년말 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6조6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지주사 연결기준 부채비율도 185%로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됐다. 

    이에 CJ그룹은 외형 확대에서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으로 선회하고 각 계열사의 M&A 추진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지주사 조직원 절반 가량을 계열사 등으로 원상복귀 시키면서 인원수도 축소했다. 지주사를 슬림화하고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해 업무를 효율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와 최 총괄부사장은 이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전략 구상과 그룹 내부 핵심 업무를 담당하고, 최 총괄부사장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 사람이 맡아서 하던 내부 경영을 두 사람이 전담하는 것도 이 회장이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965년생인 김 대표는 이재현 회장의 부속실장을 지낸 이 회장의 최측근이다. 앞서 2000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가까이 이 회장의 비서팀장으로 일했다. CJ㈜ 공동대표에 오른 뒤 전략 구상과 그룹 내부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해오면서 역량을 인정 받았다.

    최 총괄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그룹 내에서 '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CJ GLS와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다가 지난 2017년 신현재 사장이 CJ제일제당 대표로 이동하면서 경영전략총괄 자리에 올랐다. 이듬해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이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CJ는 최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면서 "지주사와 CJ GLS, CJ대한통운 등을 거치며 CJ그룹의 성장과 함께 해왔다"며 "후보자의 그룹 내 사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지식, 검증된 경영능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이사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최 부사장은 CJ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사내이사로도 선임되면서 신현재 전 대표가 물러나는 사내이사 자리를 채우게 된다. 이는 지주사와 계열사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그룹 대표해 대외 활동을 했던 박근희 부회장 역할에 변함이 없다"면서 "손경식 회장과 박 부회장은 대외 활동을 하고, 김홍기 대표와 최은석 총괄부사장은 내부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