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사주 추가 매입· 배당확대로 주가 방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증권주들도 충격파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배당 규모를 늘리고, 자사주 매입을 추가 확대하는 등 주가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1.24포인트(4.86%) 하락한 1591.20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연일 증시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저가매수를 노린 투심에 거래대금은 최근 급증했지만 증권주들도 맥을 못추기는 마찬가지다. 지난18일 기준 KRX증권업 지수는 전일보다 26.46포인트(5.88%) 하락해 52주 신저가인 423.42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29.41%이다.

지수를 구성하는 시총 상위 증권사의 주가를 살펴보면 18일 기준 전날 대비 미래에셋대우는 10.39%, 한국금융지주는 5.89% 삼성증권 2.73% NH투자증권 6.11%, 메리츠종금증권 6.88%, 키움증권 3.66%, 대신증권 2.85% 하락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인한 위기에 더해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통상 상반기 집중되는 IB(투자은행) 딜 소싱이 사실상 중단돼 증권업계 하반기 전망도 녹록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증시 부진 속에서도 IB 실적 견인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증권사들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 친화 경영을 통해 주가 부양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9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으로  2018년(220원)보다 오른 보통주 1주당 260원, 우선주 286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따른 배당금 총액은 1821억1000만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보통주 500원, 우선주 550원 현금배당을 통해 1507억4000만원의 배당금 총액을 결정했다.

삼성증권도 보통주 1주당 전년도 1400원보다 300원 오른 1700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518억10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메리츠종금증권도 보통주 200원, 우선주 179원 현금배당을 결정해 배당금 총액은 1357억4000만원이다.

대신증권은 전년 620원보다 크게 늘려 보통주 1000원, 우선주 1050원의 배당금을 결정, 총액은 690억2000만원에 이른다. 현대차증권도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450원에서 600원으로 올려 배당금 총액 215억3000만원을 결정했다.

이밖에 교보증권도 배당금 총액 139억6000만원(보통주 400원), KTB투자증권 293억원(보통주 150원·우선주 5911원) 등을 결정했다.

최근 위기 극복을 위해 증권사 CEO은 잇따라 자사주 사들이고 있다. 코로나19 변수로 급락한 주가를 방어해 주주들의 이익을 높이겠다는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털은 올해 초 4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대우 보통주를 매입한 데 이어 500억원 내외 규모로 추가 매입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정 대표이사 소유 자사주는 기존 1만1697주에서 1만6697주로 늘었다.

한화투자증권은 권희백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들이 최근 자사주 21만2773주를 매입했다. 권 사장은 자사주 4만3700주를 사들여 총 16만7300주를 보유하게 됐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도 최근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지난달 4만주에 이어 이달에만 8만8417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도 지난 1월 10일 자사주 9341주를 매수하며 김 사장이 보유 중인 자사주는 4만주로 늘었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12월에 25억9500만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석달 만에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 신영증권은 총 69억6250만원으로 보통주 10만주, 우선주 5만주를 장내매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KTB투자증권은 3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최석종 사장은 자사주 3만5000주를 장내 매수해 총 보유 주식 수는 7만5000주가 됐다. 김형남 상근 감사위원은 7만주를 매수했고, 경영혁신실장 안태우 전무와 김정수 전무도 3만주와 5000주를 각각 사들였다. 그룹 전략 부문 황준호 대표와 자회사인 KTB자산운용 김태우 대표도 1만주씩을 매수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경영진이 자발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며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