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가장 안전 美국채금리도 하락…실물경제 예상보다 더 위축"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3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 연준의 대규모 채권 매입 등 적극적 시장안정조치에도 글로벌 유동성 확보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주요국의 이동금지 조치가 본격화됨에 따라 글로벌 실물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더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차관은 "현금보유 선호와 위험기피(risk-off) 심화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시장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 연준은 제로금리 인하, 대규모 국채 및 MBS 매입, 긴급 유동성 프로그램(CPFF, PDCF, MMLF 등) 재도입 등 미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차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안전하다는 미국 국채시장에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며 "다우지수가 연일 하락하고 시장 불안이 지속되는데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이 아니라 급등했다"고 적었다.

그는 "시장이 불안해지면 투자자들은 너도 나도 미국 국채를 찾으며 국채금리는 떨어진다(국채 값 상승)"며 "국채금리 그래프가 이렇게 급변동하는 모습을 보이긴 정말이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채는 바위처럼 단단하다는 믿음이 흔들리면 국제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진다"며 "국채시장 불안을 진정시킬 미국 중앙은행과 재무부의 특단의 대책이 빨리 나오길 고대한다"고 했다.

김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도 "외채규모가 큰 신흥국, 원자재 수출국들을 중심으로 통화가치 하락 및 대규모 자본유출이 나타나는 등 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600억달러 통화스왑 체결로 달러 유동성 공급여건이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경감심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금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단기금리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시장안정을 위한 방안을 신속하게 시행하는 등 신용경색을 방지하는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재부는 거시금융안정팀을 새로 꾸려 매일 고광희 기재부 부이사관 주래로 시장점검회의를 여는 한편, 관계부처·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국내외 경제·금융상황과 대응방안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