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600명 두 달째 임금 체불리스료·공항시설비 줄줄이 연체보유 항공기 절반 10대 감축說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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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모든 노선이 셧다운에 들어간 이후 수익원이 모두 말랐다.  당장 이달 25일 예정된 직원 1600여명의 급여는 한푼도 지급하지 못했다.

    2월 40% 지급에 이어 두달 째다. 리스료 조차 내지 못할 처지로 보유항공기 22대의 절반인 10대 조기 반납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비행기 없는 항공사라는 '웃픈 현실'이 실제화될 수도 있다

    정부가 항공업 지원 대책으로 내놓은 긴급융자는 담보가 없어 수혜가 힘든 상황이다. 제주항공으로의 인수가 마무리될 4월 말 이전 부도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26일 현재 이스타항공은 모든 노선을 휴항 중이다. 지난 1월 중국을 시작으로 이달에는 일본 등 전체 국제선을 중단했다. 지난 24일부터는 제주행 국내선(김포·청주·군산 출발)도 모두 휴항에 들어갔다.

    1600여 명의 직원들은 이달 25일 지급됐어야 할 3월 급여를 받지 못했다. 지난달 전 직원 급여 60%를 체불한 데 이어서다. 이달 들어 대부분의 직원은 휴직에 들어갔다. 해고 공고도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항공기 22대가 모두 서 있어 현장에는 최소 필요 인력만 배치돼있다.

    최종구 대표는 지난 23일 사내 공지를 통해 "기재 조기반납과 사업량 감소로 발생한 유휴 인력 조정 작업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노사협의회를 통해 합리적인 기준으로 대상과 방식을 결정할 것"이며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스타가 올 연말까지 항공기 10대를 조기반납하기로 했다는 설이 나돈다. 보유기 대부분이 리스 형태인 이스타는 항공기를 띄울 때마다 들어오는 현금으로 비용을 치른다. 운항편이 감소해 현금흐름이 막히면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LCC(저비용항공사)가 주로 운항하는 중소형기는 한 대당 80여 명(승무원·조종사·지상직 등)의 직원을 필요로 한다. 항공기 10대가 감축될 경우 800여 명의 직원이 유휴 인력으로 남게 된다. 이는 이스타 전 직원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과의 거래가 마무리될 4월 말 이후엔 자금 수혈로 개선 여지가 있지만, 당장 기초 운영비도 집행하지 못하고 있어 한 달을 버텨내는 게 문제”라며 “체불된 임금은 물론 공항 시설료, 리스료, 항공유 비용 등 각종 연체 부담도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최근 내부적으로 보유분의 절반 수준인 10대의 리스기를 반납하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집행 시 해약금 등 계약 파기와 관련한 부담도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최근 계약 만료기 한 대를 반납 처리했으며, 추가 리스기 반납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이달 2일 이스타항공 주식매매 본계약을 체결했다. 최종거래액은 당초 제시액보다 150억원 낮은 545억원이다.

    거래 완료 후 제주항공은 이스타 지분 51.17%를 확보하게 된다. 제주항공은 이달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제출했다. 심사엔 최소 30일, 최대 120일까지 소요된다. 거래 완료 예상일은 다음달 29일(잔금납부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