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문화 확산에 방콕주 상승 뚜렷…게임·전자상거래·온라인교육 등항공주는 고전…폭락장·금리인하에 증권·은행주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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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롤러코스터 증시가 계속되는 가운데 업종마다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5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대비 8.37포인트(0.49%) 상승한 1713.13에거래되고 있다. 국내외 금융당국이 쏟아낸 유동성 정책 영향으로 최근 이틀간은 지수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코스피는 지난 한 달간 18%가까이 급락했다. 코스피200종목의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250조여원이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증시 상황을 보면 연초 대비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이른바 '방콕주'들은 상승하거나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된 영향이다.

    게임업종은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누린 대표적 업종이다. 타인과 접촉을 줄이고 실내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점점 늘면서 게임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26일 종가는 63만6000원이다. 코로나발 충격으로 증시가 요동치면서 최근 주가가 빠졌음에도 연초 54만1000원 대비 크게 올랐다. 넷마블은 연초 9만300원에서 지난 26일 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은 통상적으로 방학 등으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시기가 성수기"라며 "게임주가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린다고 볼 수 있으며 방어주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플랫폼 업종들도 수혜를 입었다. 전자상거래 업종을 비롯해 온라인교육 업종, 재택근무 업종 등이 대표적이다.

    학교의 개학 연기에 따른 수혜감이 부각되면서 온라인교육업체 YBM넷의 지난 26일 종가는 6250원을 기록했다. 해당 업체의 연초 주가는 3930원이었다. 재택근무주로 꼽히는 원격근무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알서포트의 26일 종가는 3105원이다. 연초 주가는 2690원이었다. 전자결제주인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연초 2만1850원이었던 주가가 26일 종가로 2만7600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자결제주는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며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성장 지속성이 예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발생 기간에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 비중 및 증가율은 지속적인 우상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현상이 종식되더라도 소비자 이용 행태는 과거의 리스크를 내재화시키며 추세적인 비대면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온라인 결제 증가로 귀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주들도 상승도 빼놓을 수 없다. 씨젠의 주가는 연초 3만950원에서 26일 종가 11만4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4만원대 후반이던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파미셀의 주가는 연초 8490원에서 지난 26일 종가 1만5400원까지 상승했다. 랩지노믹스는 연초 5290원에서 26일 종가 2만5200원까지 뛰었다.

    SK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실질적인 수혜는 진단업체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진단키트 우수성이 전세계적으로 떠오르면서 수출 활로가 열려 이는 국내 진단업체가 한단계 레벨업될 수 있는 계기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로 관련 업체들의 호실적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언택트 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업종도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하늘길을 봉쇄하자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주가 대표적이다. 최근 이틀간 주가가 오르며 한숨 돌리는 모습이지만 연초 대비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연초 2만7850원이었지만 지난 26일 종가 기준 1만8900원까지 떨어졌다. 아시아나는 연초 5400원이던 주가가 같은 기간 종가 3415원을 기록했다. 저가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의 연초 주가는 2만7050원이었지만 지난 26일 1만7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티웨이항공은 연초 5610원이던 주가가 지난 26일 2870원으로 반토막 났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는 여행 수요의 절대적 부족으로 항공업계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며 "대한항공의 수송량과 단가 전망치를 기존 대비 27.9%. 14.9% 하향 반영해 대한항공의 영업손실액을 2179억원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주·은행주 등 금융주들도 마찬가지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여파에 이어 국내 증시가 연일 곤두박질치자 증권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연초 7450원이던 주가가 26일 종가 5280원으로, 한국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7만900원이던 주가가 4만7100원으로 내려앉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연초 3742원에서 지난 26일 기준 2600원으로, 현대차증권도 9980원에서 7000원으로 하락했다. 여타 증권사들의 주가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응책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순이자마진(NIM) 악화 우려로 인한 은행주들의 고전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지주는 연초 4만2600원에서 지난 26일 종가 기준 2만8700원으로 내려앉았다. KB금융는 같은 기간 기준 4만6550원에서 3만3800원으로, 하나금융지주는 3만5950원에서 2만2900원으로, 우리금융지주는 1만1400원에서 7450원으로 하락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투자심리가 안정화되기는 어렵다"며 "은행주 반등 트리거는 대외적으로는 유가, 대내적으로는 환율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