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편 온라인 판매 속속 도입셧다운 기간 중 재고 소진-시설 점검R&D 선제투자-신차투입-인원조정
  • ▲ 수입차 전시장 내에서 진행되는 방역작업 ⓒBMW그룹코리아
    ▲ 수입차 전시장 내에서 진행되는 방역작업 ⓒBMW그룹코리아
    코로나19가 국내 자동차 및 부품업계 사업환경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공장 가동을 제대로 못하면서 생산과 판매 양쪽에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존폐의 위기에 내몰린 업계는 저마다 생존전략 짜기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비대면 방식으로의 전환, 비상경영 돌입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 온라인은 기본, 소비자 찾아 나선 신차

    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신차 ‘XM3’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 청약 채널을 구축했다. 전체 사전계약 가운데 온라인 비중은 24%를 넘어섰다. 더 나아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찾아가 차량 수리를 마친 뒤 인도하는 서비스도 시행했다. 여건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추진했다는 평가다.

    비대면 거래는 더 이상 유통업체의 전유물이 아니다. 쌍용차는 온라인과 전화 등 비대면 상담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비대면으로 구매할 땐 4월 한 달간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입차는 비대면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불모터스와 캐딜락, 지프 등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사전 예약제로 전시장 관람 및 시승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메일이나 전화로 견적 상담이 가능하고, 시승을 신청하면 직원이 방문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계약서를 신청하면 탁송까지 해준다. 대대적인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신차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생중계와 가상현실(VR) 영상은 어느덧 가장 기본적인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매장에 가는 대신 영상으로 차를 구경하는 것이다.

    아우디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과 Q8을 내놨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클래스와 4도어 쿠페 CLA클래스를 선보였다. 도요타는 프리우스 C를, 렉서스의 경우 RX 450hl을 속속 국내에 출시했다. 어떻게든 판매를 이어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신차 발표 계획을 계속 미룰 순 없다”며 “차라리 서둘러 진행해 판매 회복을 앞당기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미국 테네시주 공장 ⓒ한국타이어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미국 테네시주 공장 ⓒ한국타이어
    ◆ 타이어 업체 ‘비상경영’… 셧다운 위기 기회로

    국내 타이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를 따라 공장을 멈춰 세우고 있다.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충격을 버티지 못했다.

    이들은 당면한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전환할 성장 방안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우선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본 후 최선의 대응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유관부서는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가동 중이다.

    특히 이번달 미국 테네시주 공장과 헝가리 공장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기간을 활용해 설비 점검과 재고 조정에 본격 나선다.

    금호타이어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최근 비상대책 회의를 통해 모든 임원이 급여의 20~30%를 반납했다. 오는 8일까지는 미국 조지아 공장을 멈추고 생산의 유연성 확보에 나섰다. 이 밖에 비상대책 위원회와 실무 태스크포스(TF) 등을 꾸리고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비대면 타이어 교체 서비스인 ‘넥스트레벨 고’를 강화한다. 이와 함께 체코 공장 셧다운, 중장기적 경제 위축을 고려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각 사업장에 대한 방역도 더욱 강화했다.
  • ▲ 현대모비스가 CES 2020에서 운영한 전시공간 ⓒ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가 CES 2020에서 운영한 전시공간 ⓒ현대모비스
    ◆ 시장 빈틈 노리는 부품 업체, 살기 위한 구조조정까지

    코로나19 충격은 부품 업체로 파장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부품 업체는 아직 공장 가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동률은 60~70% 수준으로 여전히 회복이 더디다.

    현대모비스는 이해관계자와 미래차 비전을 적극 공유해 전 세계적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연구개발(R&D) 투자 등 기존 사업계획을 계획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회사 측은 “현재 개발 중인 제품 외에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관련 새 분야로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풍부한 부품양산 경험을 살려 시장의 빈틈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친환경 및 순수 전기차 시장이 2025년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보고 흐름에 맞는 대규모 투자를 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해외 전문업체, 대학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협업을 강화한다.

    만도는 경영 리스크(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하고자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

    만도는 생산직 2000여 명 중 10% 내외 수준에서 오는 13일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위로금은 5000만원에서 일부는 3억원 안팎까지 지급된다. 생산직 희망퇴직은 2008년 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이 밖에 강원 원주시 주물공장 외주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만도는 지난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임원 수를 20% 이상 줄였다. 

    만도 관계자는 “오랜 시간 협상을 거쳐 노동조합과 희망퇴직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 경쟁력을 확고하게 갖추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