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코로나19 이후 건강식 관심 급증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하던 한국 김치 제조사'증가세' 유럽 새로운 수출길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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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건강식으로 한국산 김치가 각광받으며 유럽 수출길이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으로 유럽의 각종 매체로부터 우리나라 발효식품인 김치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 텔레그라프(Telegraph)와 가디언(The Guardian)은 코로나19로부터 감염 방지를 위해 면역력 증대를 위한 행동 목록에서 김치를 언급했다. 프랑스 슬레이트(State)지도 코로나19를 물리칠 수는 없지만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김치를 소개하며, 배추나 젓갈 대신 유럽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브뤼셀배추(방울양배추)나 앤초비 절임으로 김치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 김치 수출이 탄력 받을 수 있을지 국내 식품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김치 제조 업체 입장에서는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만큼 사실상 '기회'다.

    실제 유럽에서 김치를 수출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의 유럽 내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김치 수출액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상 종가집의 경우 이번 1분기 유럽 김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20~30% 증가했다.

    대상 관계자는 "유럽에서 김치 판매는 원래 늘고 있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 증가폭이 커진 상황"이라며 "유럽 교민들이 김치를 더 구매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추가된 수요(현지인)도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2012년 이후 7년 만에 1억달러 고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19년 12월 농림수산식품 수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선식품 수출액은 13억8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 가공식품(-0.1%)과 수산물(5.8%)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김치는 지난해 수출액은 7.7% 증가한 1억500만달러(약 1250억원)를 기록했다. 풀무원, 대상, CJ 등의 미국 대형유통업체 입점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대미 김치 수출액은 연 1000만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지난해 미국 김치 수출액은 전년 대비 65% 신장한 1480만달러다.

    이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던 국내 김치 업체들에게는 유럽에서의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대상은 "유럽에서 의미있는 변화(매출 증가세)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며 "10% 이상 목표로 하는 김치 수출 성장 계획에 유럽이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유럽에서 '비비고 김치'를 판매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수출 규모가 해마다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향후에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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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제일제당
    아직 유럽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풀무원 도유럽에서 김치가 주목받는 것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은 최근 미국 김치시장 공략에 매진하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미국 전역 1만개 지점까지 판매처를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말 기준 미국에서 대형 유통매장 시장 점유율이 40.4%로 1위에 올르기도 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메인스트림 시장에 안착하기는 했지만 앞으로의 상황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는 아시아 시장 쪽에 더욱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시장(유럽)은 장기적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KATI 측은 "약식동원 개념이 강한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의 식품 시장에서 건강기능성은 생소한 개념이었다"며 "코로나119 팬데믹으로 인해 면역력 증강에 대한 관심 및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김치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현지에서 김치의 인지도 상승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고, 이는 수출 증대에도 간접적으로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