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창궐 초기부터 ‘민관협력’ 활성화에 주력 일 평균 3만건 검사 가능한 수준… 대규모 감염 시에도 대응능력 확보 24시간→6시간 검사 시간 축소·10명씩 진행 집합검사 등 성과
  • ▲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장(충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충남대병원
    ▲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장(충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충남대병원
    “코로나19 전파 과정에서 최일선의 방역은 신속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신종 감염병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그 일념 하나로 대응했다. 아직 방심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검사 수나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다행이다.” 

    최근 본지를 통해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충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보낸 지난 3개월의 시간의 되돌아보고 향후 대응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진단검사의학회는 코로나19 방역의 숨은 주인공이다. 기존 24시간 걸리던 검사를 6시간으로 줄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RT-PCR) 도입을 위해 민관협력을 주도했으며 최대 10명씩 동시에 검사가 진행되는 집합검사법 프로토콜도 개발했다. 

    권 이사장은 “신종 감염병 유행에 맞서 진단법을 개발하고 정확성을 보장해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민관협력이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창궐 초기에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 같이 머리를 맞댔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운 상황으로 흘러갔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일 확진자 발생도 줄어들었고 검사 의뢰 건수 역시 감소한 상황이다. (대구 등) 확진자가 폭증하던 때와 비교하면 안정적인 양상을 보인다. 그렇지만 추후 어떤 분위기로 전환될지 예측이 어려워 충분한 검사 가능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일일 가능한 국내 검사량은 최대 3만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현재 약 1만건씩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취약지 대상 집합검사도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과부하 없이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음성 사례나 재발 사례가 보고되면서 코로나19 검사의 정확도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김 이사장은 “위음성이나 재발이 문제가 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고 바이러스의 교묘한 특성이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보다 면밀한 연구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한 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존하는 코로나19 검사 중 국내생산 시약과 진단법은 민감도와 특이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검사 수 인위적 축소는 ‘불가’… 그래도 안심할 상황은 아냐

    코로나19 검사와 관련해 가장 큰 논란은 지난 15일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검사 수를 일부러 줄였다는 의혹이다. 이를 두고 김 이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은 질병관리본부가 3월초 코로나19 사례정의 7판 개정을 통해 기존 ‘의사 소견에 따라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에서 ‘원인 미상 폐렴 등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로 검사대상의 범위를 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사 수량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일부러 검사 수를 줄이는 악수(惡手)는 통용되지 않을 것이다. 개정 이후에도 의사들이 의뢰하는 검사 건수는 일정 비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의뢰된 검사를 배제하거나 축소하는 정황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관련해서 검사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상황이다. 결국, 검사결과가 틀려서는 안 된다는 의지로 많은 의료진과 검사 책임자들이 불철주야 버티고 있다. 이점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특히 “치료의 명확한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신종 감염병 관련 방역의 제1과제는 얼마나 빠르고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걸러낼 수 있는지에 달렸다. 이를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것이 진단검사의학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었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상황임을 재차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대규모 집단감염 발생 시 집합검사가 시행되고 검사 가능 건수가 충분한 상황이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통계적으로 긍정적인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은 맞지만 정확하게 규명된 바이러스가 아니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을 통해 확진자를 계속 줄여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산발적 감염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검사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