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재원 마련 위한 세출예산 삭감 "결국 써야할 돈, 정치적 눈속임"외평기금지출축소 2.8조 금융성 채무에 불과… 재정건정성 영향 거의 없어질본·국립병원 연가보상비 쥐어짜면서 국회·청와대 비삭감…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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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재원마련 방식으로 국채발행을 거부하는 입장이 실질적인 재정건전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F-35 전투기 도입을 미루거나 철도사업 등 SOC 사업예산을 삭감하는 방식은 당장 예산을 아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투입돼야 하는 비용이라는 얘기다.나라살림연구소는 21일 정부의 2차 추경안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것은 재정건전성 위함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차추경을 편성하면서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는다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세출삭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하지만 근본적 재정개혁형 세출구조조정이 아니라 단순히 지출 시기만을 조절하거나 재정건전성과는 상관없는 기금거래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예컨대 정부는 F-35전투기 도입이나 해상작전헬기 구매 지출 금액만 각각 2900억원 1700억원 지출을 줄였다. 그러나 F-35 전투기나 해상작전헬기 도입 자체를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대금지급 시점만 조정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꼬집었다.가장 많은 재원을 확보한 외국환평형기금 2조8000억원 지출 축소 역시 정치적인 눈속임이라고 나라살림연구소는 주장했다.보고서는 "2.8조원의 국채를 발행해 2.8조원의 대응되는 외화자산을 보유하는 것은 비록 국채 발행량은 늘어나지만 재정건전성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금융성 채무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는다는 정치적 목표만을 달성하고자 재정건전성과 전혀 상관없는 지출삭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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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의료진 연가보상비 삭감하고 국회·청와대는 그대로실질적인 재정삭감이 이뤄진 공무원 연가보상비 삭감 7000억원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나 국립병원 직원들에 대한 비용을 줄이면서도 국회나 청와대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2차 추경안에 따라 총 6952억원이 삭감된 공무원 인건비 중 연가보상비 삭감 규모는 3953억원이다.이 중 질병관리본부 인건비 7억600만원, 국립나주병원 인건비 1억3300만원 등 방역과 진료 등 최일선에 앞장서는 의료진들에 대한 인건비도 대거 삭감됐다.연가보상비 삭감규모가 가장 큰 부처는 국방부로 1759억원이 줄었고, 경찰청도 1000억원이 감소했다.하지만 국회, 청와대, 고용노동부, 국무조정실, 문화체육관광부의 연가보상비는 삭감되지 않았다.보고서를 작성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연가보상비 삭감 부처와 비삭감부처는 일관된 기준이 아닌 자의적 기준"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역할이나 대응 강도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이 수석연구위원은 "연가보상비 삭감 부처와 비삭감 부처와의 합리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으면 형평성 논란이 발생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