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Q 4600억대 적자 예상… 2Q 적자 면해도 수요 감소 타격LG, 1Q 3600억대 적자 기록… 2Q 대규모 적자 피할 수 없어"생산 줄이고, OLED-퀀텀닷 전환 가속… 실적 줄고 부담 큰 구조 이어져"내년 하반기 도쿄올림픽 전까지 '힘든 시간'… 1년 버티기에 명운
  • ▲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
    ▲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
    LCD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코로나19'가 불어닥치며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적자 늪에 빠졌다. TV와 스마트폰 등 세트 수요가 앞으로 '1년' 간은 주춤할 예정이라 그때까지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디스플레이업계의 최대 과제로 남았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9일 삼성전자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난 1분기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등에서는 지난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46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분기 적자를 낸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1년 만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용 OLED 수요가 주춤했고 이미 적자를 내고 있는 LCD 패널사업까지 겹치면서 손실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조 원 가량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LCD사업에서 철수를 시작한 것도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삼성은 올해 말까지 LCD 사업을 완전 접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에 명운을 걸기 위한 생산라인 전환 작업에 들어갔다. 일단 이 작업이 완료되기까지는 설비에 드는 비용 부담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스마트폰 수요 감소가 시작되면서 벌어들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큰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지난 1분기에는 삼성 OLED 수요가 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코로나19로 생산을 멈추면서 타격이 있었다면 2분기부터는 미국과 유럽 등 스마트폰 주력시장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충격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LG디스플레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앞서 지난 23일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한 LG디스플레이는 영업손실 규모가 3600억 원이 넘는 수준을 나타내 또 한번 우려를 샀다. 전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4200억 원을 넘었던 것에 비하면 600억 원 가량 적자를 줄이는데는 성공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선 2000억 원 넘게 손실이 커졌다.

    삼성에 훨씬 앞서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매출 상 LCD 비중이 높아 수익 측면으론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로 패널 출하면적 자체가 줄고 면적 당 판가가 높은 플라스틱OLED 비중도 줄어 실적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오는 2분기는 LG디스플레이에서도 손 꼽는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2분기에는 잘하면 적자를 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는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분기 적자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 TV와 스마트폰 최대 수요처에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는 것이 공통적인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양대산맥이 이처럼 LCD사업구조에서 탈피를 추진함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촉발된 불황까지 겹치면서 향후 1년 간은 '보릿고개' 수준의 어려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하반기에 예정됐던 도쿄올림픽 등의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내년으로 밀리면서 이 같은 행사들이 개최되는 시점까지는 수요 회복세가 더딜 수 밖에 없다.

    결국 앞으로 1년을 어떻게 버티는가에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은 퀀텀닷에, LG는 중국 광저우 OLED 신공장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LCD 다음 판을 준비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1년의 고비를 잘 넘기면 본격적으로 도래할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큰 결실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모두 디스플레이 사업 구조 전환을 그룹 차원에서 명운을 걸고 진행하고 있을만큼 중대한 전환점으로 본다"며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상황이 더 힘들어졌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차원에서도 삼성과 LG의 버티기에 힘을 실어줄 때"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