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대구시 중심 항체검사 시행 ‘검토 중’ 숨겨진 ‘무증상 환자’ 규모 확인, 전체 감염자 파악 시급 2차 재유행 가능성 ↑, 혈청역학으로 근거 확립 후 대응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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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00일이 지났다. 연일 신규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발생하는 등 안정세에 접어든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대국민 방역 캠페인의 무게감 역시 줄어들고 있다.하지만 코로나19는 통계수치와 달리 만만치 않은 바이러스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무증상 감염이나 재양성과 같이 풀기 어려운 숙제가 산적해 있고 백신은 물론 치료제(신약 재창출) 역시 임상시험 실패가 이어지는 상황이다.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항체양성률이 2~3% 정도로 매우 낮다고 발표했고 방역당국도 이 주장에 무게를 실은 상태다. 즉, 바이러스를 떨쳐낸다고 해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근본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의미다.이러한 이유로 가을경 재유행이 점쳐지고 있는 시점, 코로나19의 대응을 위한 ‘혈청역학’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혈청역학은 항체를 조사함으로써 특정 질병의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학문의 한 분야다. 주요 목적은 숨겨진 확진자를 찾는 것이다.◆ 확진자≠전체 감염자, 항체검사 시행 ‘드라이브’코로나19 100일째, 혈청역학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이를 기반으로 한 ‘항체검사’를 통해 무증상 감염자까지 파악하는 방법론이 모색되고 있다.현재 PCR 검사로 확인된 확진자는 빙산의 일각이며 수면 아래에 있는 무증상 감염자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감염내과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실제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 뉴욕주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항체검사가 시행 중이며, 이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28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집단면역 수준을 판단하기 위해 어떤 항체검사법으로 항체 양성률을 확인할지를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먼저 항체검사를 위해 전 국민을 표본으로 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연계하거나 헌혈 혈액의 일부를 확보해 검사하는 방법 등을 고민 중이다. 대구·경북 지역부터 선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항체검사 도입이 가시화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코로나19 체외진단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에 항체검사법을 포함시켰다.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표본을 정하고 검체를 확보해 항체가 얼마나 형성됐는지, 형성된 항체가 방어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시간이 상당히 걸리겠지만, 항체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도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항원·항체반응을 보는 면역진단키트로 허가받은 제품은 없지만,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서 임상적 평가와 효능이 입증되면 활용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2차 재유행 우려 속 ‘혈청역학’ 개념 화두로스웨덴, 영국,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들은 집단면역 60%가 발생하면 코로나19 종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국내에서도 일부 전문가들이 이 주장에 동조한 바 있다.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항체양성률을 2~3%로 예측했고,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실시한 혈청역학 결과에서도 그 수치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집단면역 대응책은 썼던 국가들은 사실상 방역 실패를 맛봤다.즉, 바이러스를 극복할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비율이 높으므로 2차 재유행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이와 관련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확진자를 전체 감염자로 보기 어렵다. 숨겨진 무증상 감염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여부를 알 수 있는 길이 없다. 이 수치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혈청역학 분석이 시행돼야 한다. 항체검사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김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줄어드는 등 일종의 ‘휴지기’를 거치고 있는데 낮은 항체양성률로 가을 대유행에 대한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이 시기에 혈청역학이라는 과학적 접근을 통해 집단면역의 근거 등 구체적 내용인 담긴 연구가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