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비보에 자리 내주고…지난해 러시아에선 화웨이에 밀려중저가폰 니즈 큰 신흥시장 수성 난항프리미엄 시장은 여전히 최강자올해 중저가 라인업 확대 필요성 커져...판도 바꿀지에 관심
  • ▲ 삼성 갤럭시A51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 갤럭시A51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정체에 접어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인구 규모로 스마트폰 시장 새 공략처로 떠오른 인도와 러시아 등지에서 중저가폰을 앞세워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기존 1위 사업자들의 지위를 무너뜨리고 있어 주목된다.

    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는 지난해 하반기 동안 러시아에서 540만 대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삼성을 누르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48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비중은 3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32%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고 4분기에 29%를 기록하며 기존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강자였던 삼성과 애플을 밀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5년 전인 지난 2015년 러시아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애플과 삼성 천하였던 러시아 시장에서 첫 2년 간은 큰 소득이 없었지만 지난 2018년 4분기 처음으로 애플을 넘어서더니 이후 1년 만에 삼성까지 추월하면서 시장 최강자로 발돋움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히는 인도에서도 중국 제조사들의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카날리스 등 복수의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절반 가까이를 중국업체들이 차지했다. 1위 샤오미가 30%의 점유율을 이어가는 가운데 삼성을 제치고 비보가 2위 자리를 꿰차며 중국산 스마트폰 천하를 만들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샤오미와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삼성은 인도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3위에 올랐다.

    러시아와 인도 시장 두 곳에서 모두 중국 기업들이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막강한 중저가폰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도에서는 130달러 미만 초저가 스마트폰에서 중국업체들이 경쟁력을 나타냈고 전체 점유율 뒤집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프리미엄폰에선 여전히 삼성과 애플이 최강자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중국업체들이 초저가폰에 집중한 탓에 400달러 이상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존 1위 사업자들의 점유율 변동은 거의 없는 상태다. 삼성의 경우 인도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 1분기 점유율 34%를 나타내며 선호도 1위 자리를 유지했고 애플도 800달러 이상 초고가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어 여전한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하지만 시장 성장 잠재력이 남아있는 주요 신흥시장들이 이처럼 초저가, 중저가 중심으로 꾸려지고 있는만큼 해당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제조사들의 니즈는 나날이 커져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은 이미 올해 중저가폰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전략 계획을 밝힌지 오래고 최근 애플도 4년 만에 중저가 라인업인 '아이폰SE' 카드를 다시 꺼내들며 이런 대세에 합류했다.

    전 세계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로 초저가를 포함한 저가 스마트폰은 올해 피할 수 없는 주류 시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커졌다. 코로나19로 IT업계에선 '스마트폰' 수요가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꼽는 가운데 그나마 성장 여력이 있는 저가 스마트폰에 제조사들의 역량이 집중될 이유는 더 충분해졌다.

    옴디아는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판매량 동향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에서 중국 브랜드의 총 점유율은 지난 2018년 40%에서 2019년 49%로 증가했다"면서 "코로나19로 전년 대비 시장 규모는 13%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에 민감한 시장 특성 상 저가폰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