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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부진한 증시에 베팅하는 '동학개미'들의 투자 열풍이 5월에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39포인트(1.76%) 오른 1928.76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로 변동성이 높았던 3~4월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주가를 방어했다. 이른바 '동학개미'들은 지난 두 달간 8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개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은 이달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2거래일 휴장 후 개장했던 지난 4일, 주식시장이 2.68% 급락한 가운데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쓸어담기는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한 이날 약세장에서 개미들은 1조698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1999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2011년 8월10일 1조5559억원의 순매수 기록을 8년9개월여 만에 갈아치웠다.
개인 순매수액이 하루에만 1조원을 넘긴 것은 올해 들어 네 번째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은 무려 24조원에 육박한다.
덩달아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4월29일 기준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는 9조434억원으로, 한 달 내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초 10조원을 육박하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이후 점차 줄어 6조원대로 떨어졌다가 증시가 안정된 모습을 보인 4월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올해 호실적이 예견됐었던 우량주를 중심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 4일에도 개미들은 이들 대형주를 중심으로 사들였다.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5081억원), SK하이닉스(1691억원), LG화학(911억원), 삼성전자우선주(533억원), KB금융(492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으로 주식시장 불확실성 장기화가 우려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특히 20~30대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한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투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1분기 주식 활동 계좌 수는 연초 2935만개에서 지난 4월말 3125만개로 약 5% 늘었다. 이 가운데 20~30대의 투자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 투자 형태는 낙폭과대시장을 활용한 우량주와 대형주 위주의 저가매수로 파악돼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라면서도 "과거 금융위기 이후 우량주의 주가반등 사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등으로 일부 종목에 투자가 몰리는 '투자 쏠림현상'은 자칫, 코로나19 사태 재확산 등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