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 필름·도어 커버 등 접촉면 차단 품목 개발 마스크에 이어 공기청정기까지 생활 속 방역에도 ‘구리 함유’
  • ▲ 구리가 함유된 항균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구리관련 품목 제조업체 제공
    ▲ 구리가 함유된 항균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구리관련 품목 제조업체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 차단 물질로 구리(Cu)의 효능이 입증되면서 마스크, 보호필름, 도어 스티커,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 등 다소 완화된 방역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가을 2차 대유행을 대비해 구리 관련 항바이러스 품목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먼저 구리는 미국 EPA(환경보호국)에 공중보건위생을 위해 등록된 유일한 금속이며, 미국국립보건원(NIH) 등 5개 기관이 공동연구한 결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소멸과 관련한 효과가 입증됐다. 

    실제로 NIH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무기로 뿌려 생존력을 측정한 결과, 구리 표면에서는 바이러스 농도가 1시간이 지나면 절반으로 줄었고 4시간 뒤엔 완전히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플라스틱 표면에선 72시간, 스테인레스에선 48시간 동안 코로나19가 감염력을 지닐 정도로 살아남았고 마분지에서도 24시간이나 살아남았다.

    이러한 구리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근거로 지난 3월부터 전국 각 지자체는 지역 내 구리 항균필름을 배포해 승강기에 부착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 구리 함유 선발주자는 ‘항균 필름’ 

    지자체별 배포 등을 계기로 구리 관련 제품 중 선발주자는 당연 항균 필름이다. 

    지난달 아이큐브글로벌은 진공나노기술(VNT)을 활용한 ‘구리나노 항균필름’ 시제품 개발에 성공해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이 제품에 함유된 구리성분은 세균 및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증식을 어렵게 만들어 항균 및 항바이러스에 뛰어난 효과를 지니고 있다. 각 제품 중량 대비 0.03~0.05% 정도의 입자만 사용하면 돼 제품 제조비용 측면에서도 큰 장점이 있다. 

    우주텍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소재전문회사 엔트리움과 공동으로 개발한 구리항균필름 ‘쉴드잇 CU+’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이스라엘 등 수출도 시작했다. 

    쉴드잇 CU+은 항균력 99.9%를 자랑하는 필름으로 엘리베이터 버튼, 무인주문시스템, 각종 대중교통손잡이, 휴대폰, 테이블, 선반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 다른 항균 필름 제조업체 프로패드 역시 주목받고 있다. 프로패드의 항균필름Cu+는 장시간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소재의 손잡이 및 버튼에 부착하면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주며, 손끝 교차 감염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친환경 전자재료 업체 에코조인은 ‘블루터치 항균필름’을 개발하고 항균사업을 시작했다. 

    항균필름은 코로나19 유행 후 공공시설 손잡이나 엘리베이터 버튼 등에서 볼 수 있는 반투명 필름이다. 사람 손을 통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막아준다.

    에코조인이 개발한 블루터치 항균필름은 기존 제품에 비해 살균 속도가 빠르고 살균력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 사각지대인 문고리에 부착하는 ‘도어 커버’ 

    전국적으로 승강기에 항균필름 부착 열풍이 불자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인 문고리, 스위치 등 감염 차단을 위한 제품도 개발됐다. 

    딘텍스는 도어 커버(스티커) ‘메디코퍼’를 독일로부터 수입 및 생산 중이다. 

    주목할 점은 영국 사우스햄튼대학 생물과학센터 진행된 연구에서 ‘함량 70% 이상의 구리’만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 결과에 근거를 두고 스티커 표면을 구리 100%로 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메디코퍼는 지난 4월 독일의 바이러스 전문 시험기관(EuroVir)에서 코로나19와 유사한 TGEV-코로나 바이러스로 직접 시험을 진행했고 수분 내 바이러스를 99.98% 사멸시킨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철호 딘텍스 사장은 “현재 국내에 출시된 항균제품 중 항바이러스 시험을 진행한 제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실질적인 감염 예방을 위한 구리 100%의 도어커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의 접촉이 많은 손잡이, 스위치는 접촉 시마다 소독하는 것이 불가능해 대책 없이 방치되는 현실이다. 메디코퍼는 방역의 빈틈을 메꾸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마스크는 물론 공기청정기에도 ‘구리 열풍’ 

    항균 필름과 도어커버 스티커 등 출시에 이어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등으로 구리 관련 제품군은 확대되고 있다. 

    벤처기업 최근 메디파이버는 구리이온을 섬유표면에 이온 결합시켜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항바이러스 마스크를 개발했다. 

    메디파이버가 개발한 ‘바이러스 버스터(Virus Buster) 블루마스크’는 구리 이온의 미량동작용(Oligodynamic Action Effect)을 활용한 살균 기능이 있다. 미량동작용이란 바이러스의 외각 단백질을 파괴하고 바이러스의 RNA를 분해해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것을 뜻한다. 

    블루마스크에 적용된 구리이온 결합 고분자섬유 ‘CAZ’는 분자구조상 구리이온을 섬유 표면에 이온 결합한 섬유 재료로, 마스크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살균 장갑, 의료용 가운 등에도 쓰인다.

    생활방역 제품을 만드는 코비플라텍은 공기살균청정기 ‘에어플라’와 공기살균탈취기 ‘엑스플라’를 만들어 국내는 물론 러시아, 스페인, 중국, 베트남 등에 수출 요청을 받고 있다. 

    이 업체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특허기술 ‘리얼 벌크 플라즈마’를 적용한 이 제품들은 공기 중에 섞여있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미생물, 악취 등을 제거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공기 중 슈퍼 박테리아와 폐렴균, 대장균 등 감염병 세균을 99.9% 살균하고 암모니아 등 유해가스를 99.5% 이상 제거하는 탈취 기능을 공인기관들에서 인증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