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긴급재난지원금 '특수' 노려편의점은 생필품·먹거리 수요 기대대형마트는 '연계 소비'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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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본격화 되면서 이를 둘러싸고 울고 웃는 많은 업종이 생기고 있다. 소상공인에게 3개월 내 소비해야하는 재난지원금은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로 침체된 시장 극복의 단초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용이 금지된 업종과 허가된 업종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거나 때로는 형평성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재난지원금 사용 이틀째를 맞이한 유통업계의 표정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긴급재난지원금 14조원이 최근 풀렸다. 유통업계는 예상치 못한 ‘지원금 특수’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재난지원금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포인트로 받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 가능한 곳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지자체가 지급하는 지원금과 달리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연매출 10억원 이하’ 등의 사용처 제한도 없다. 그러나 유통 대기업인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이나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물론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쿠팡·티몬 등의 온라인쇼핑몰,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반면 농협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SSM)에 포함되지 않은 가맹점 중심의 노브랜드와 편의점 등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업계는 대형마트가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편의점이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필품이나 먹거리 구매 수요가 몰릴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전국 4만개가 넘는 편의점은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접근성이 높아 사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식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부터 문구류, 화장품 등 취급 품목이 다양한 데다 택배, 세탁, 은행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호하는 유통채널로 통한다.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긴급재난지원금 규모가 지난해 소매시장(자동차와 연료를 제외)의 3%에 달하는데 2분기에 전액 다 소비된다면, 2분기 소매판매 시장 성장률을 13%나 제고시킬 수 있다”며 “연간 10억원 이상 매출 업체에서는 결제할 수 없는 만큼 편의점 등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채널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실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은 소비자들의 편의점 객단가(고객 1인당 구매 단가)가 일반 고객보다 약 2.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U에 따르면 지난 4월 재난긴급생활비로 사용하는 제로페이와 코나카드 이용 고객들의 객단가는 약 1만2000원 수준으로, 기존 일반 고객(5000원대)보다 2.4배 정도 더 높다.GS25 분석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4월 한 달간 제로페이와 코나카드로 결제한 매출을 분석한 결과 평소 편의점에서 잘 팔리지 않던 고기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수입육(710.7%)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았고 국산돈육(394.9%), 축산가공(347.7%), 국산우육(234.9%)이 뒤를 이었다.GS25 관계자는 “재난 지원금 관련 지역 화폐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구매 단가는 타 결제 수단 이용 고객 대비 2배가량 높은 편”이라면서 “재난지원금과 연동된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평소 빈번하게 구매하는 상품보다 비교적 단가가 높은 상품들 위주로 구매하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는 제외됐지만, 대형마트 3사는 점포별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임대매장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점포 내 소상공인 임대매장은 사용처에 포함된 만큼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러 왔다가 마트에서 장도 보는 연계 소비 수요를 기대하는 눈치다. 대형마트에서는 재난지원금 결제는 안되지만 연계 소비를 기대하고 먹거리 중심의 할인행사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업계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