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1년 만에 청약가보다 30% 하락주가 하락 지속…코로나發 자금시장 경색경영정상화 위한 3조원 규모 자구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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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1년 전 품었던 우리사주조합이 주가 하락으로 투자손실에 구조조정까지 떠안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주가는 15일 종가 3915원으로, 지난해 5월 우리사주 청약가(5550원)보다 30% 떨어졌다.

    두산중공업 우리사주조합 보유분 보호예수가 이달 말 해제돼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게 됐으나 분위기는 암울하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지난해 유상증자에 대거 참여한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1685만6677주(7.84%), 936억원어치에 달한다. 두산 다음 2대 주주다. 

    당시 유상증자는 직원들에게 배정된 물량이 다 소화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더 이상 주가가 내려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약 4800억원으로 두산건설에 3000억원 지원을 하고 나면, 관련 부담은 정리될 것으로 추정됐다. 두산건설은 그 전해 말 5000억원을 상각하며 대규모 적자를 냈고, 모회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지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급히 채권단 지원을 받는 처지가 됐다. 이달 8일 기준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주식은 1362만212주(5.38%)로 줄었다.

    이에 따른 경영난 해소 방안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상당수 직원이 명예퇴직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고, 투자손실에 구조조정까지 겪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2차 명퇴에 이어 일부 휴업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370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어닝쇼크였다. 명퇴 비용 1380억원은 예견된 지출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금융비용이 더 치솟은 것이다.

    특히 외화환산손실이 작년 4분기 297억원에서 올해 1분기 958억원으로, 파생상품평가손실이 990억원에서 3126억원으로 확대됐다.

    두산밥캣 주식 관련 증권사들과 맺은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이 발목을 잡았다. 두산밥캣 주식이 기준가보다 낮으면 차액을 물어주는 조건인데, 주가 급락으로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했다. 지난해 8월에 1년 연장한 게 악수가 된 셈이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에서 2조4000억원을 받아 급한 불을 끈 대신 경영정상화를 위한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자구안 세부 내용과 일정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타워, 두산의 모트롤BG, 산업차량BG 등을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 전반에 걸친 실사가 끝나면 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