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 실직자 100만명 첫 돌파...글로벌 금융위기때 넘어서경기부진에 '코로나19' 고용충격 복합적소규모 사업장 실직자 대폭 늘고...'가장'실직도 크게 늘어
  • ▲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주변 거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권창회 사진기자
    ▲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주변 거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권창회 사진기자
    올 1월부터 4월까지 실직자 규모가 200만 명을 넘기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에 '코로나19'로 고용 충격이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기간 비자발적 실직자가 급증해 100만 명을 처음 넘어섰다.

    17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통계청의 2000년부터 2020년까지 4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실직자 수는 207만6000명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였다.

    이 208만 명에 가까운 실직자 수는 올해 1월부터 4월 동안 특정 날짜에 실직했고 실직 상태가 4월 조사 시점인 4월 18일까지 이어진 인원이다. 같은 방식으로 매년 1월부터 4월까지 실직자를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비자발적 실직자도 104만5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결국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실직자 수와 비자발적 실직자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훨씬 뛰어넘는 고용대란이다.

    비자발적 실직자는 종전 최고치였던 2009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2009년 1월부터 4월까지 비자발적 실직자는 63만8000명 수준이었다.

    통계청이 매달 중순 조사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비자발적 실직자'로 분류되는 실직 사유 네 가지 항목에서 모두 '역대 최고' 실직자가 발생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조사에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직한 사람 수와 실직 시기, 실직 사유를 파악한다.

    올해 1~4월까지는 실직 사유 중 ▲직장의 휴업·폐업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 등 4개 항목을 고르면 비자발적 실직자로 분류된다.

    이 중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를 선택한 이가 33만5000명, '일저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이 34만4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와 '직장 휴·폐업'을 택한 이가 각각 20만5000며, 16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명예퇴직과 조기퇴직, 정리해고를 당한 사람들도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 2009년 보다 두배가까이 늘며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었다. 2009년에는 11만2000명 수준이었다.

    직장의 휴업과 폐업으로 발생된 실직 또한 2009년 8만3000명보다 배로 늘며 처음 1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에서 실직자가 집중 발생했다. 지난 1월에서 4월 전체 실직자(207만6000명) 가운데 5인 미만(1~4인) 사업자에서 85만5000명이, 5~9인 사업장에서 45만 명이 각각 일자리를 잃었다.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실직자 수가 많아졌다.

    같은 기간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도 1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에서도 고용원을 두지 않은 자영업자 11만4000명이 사업을 접은 것으로 나타나 특히 영세한 자영업자가 고용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실직도 크게 늘었다. 전체 실직자 가운데 가구주는 86만6000명으로 42% 가까이 차지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4% 늘었다. 가구주 실직자 중 52만3000명이 비자발적 실직자였다.

    올 들어 실직자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급증한데는 코로나19가 직격탄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기부진으로 고용 사정이 좋지 않은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직이 발생한 시점별로 나눠보면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되기 전인 1월에는 실직자가 43만3000명, 2월에는 74만9000명에 달했는데 막상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3월에는 72만7000명의 실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