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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4000억대로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항공업계에 숨 고를 새도 없이 시련이 닥치고 있다. 셧다운이 본격화된 2분기의 경우 '조' 단위가 훨씬 넘는 역대급 적자가 닥칠 전망이다.
전 노선 운항이 중단된 ‘셧다운’ 이 본격화된 걸 시점을 감안하면 2분기 실적은 상상하기 조차 싫은 수치다.
당장 1분기 실적 발표 후폭풍이 불고 있다.대한항공은 -566억으로 예상보다는 선방했지만 증권가 평가는 냉정하다. 손실 절감의 주원인이 마른헝겁 쥐어짜듯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인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22% 가량 줄어든 매출을 주시한 증권가는 3만원 대였던 대한항공 목표주가를 2만원 초중반 대로 조정했다.2~3분기까지 항공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1조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 자구책만으로는 적자를 만회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반영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 2081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8억)과 비교해 손실이 20배 늘어났다. 당초 업계는 아시아나의 손실 규모를 3000억원까지 내다봤다. 아시아나도 임원진 급여반납과 직원 무급휴직 등으로 적자를 줄였다.
하지만 시장은 아시아나가 2분기 중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1분기 당기순손실 6832억원을 반영한 현재 자본잠식률은 81%다. 잔여 자본총계는 2102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중 2000억 대 손실을 낼 경우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는 뜻이다.
항공사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국토교통부로부터 개선명령을 받는다. 일정기간 내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항공면허 취소도 검토한다.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중인 현 상황을 고려하면 부담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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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들도 마찬가지다. 1분기 착시실적에 일희일비할 여유가 전혀 없다. 자본금과 보유자산이 대형항공사(FSC) 보다 적어 경영난에 더욱 취약하다. 현 상황 장기화 시 폐업, 합병을 통한 자연적 구조조정도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진에어는 313억원의 손실로 1분기를 마감했다. 제주항공은 638억원의 적자로 예측과 비슷했다. 하지만 증권가 등은 두 업체가 2분기 최대 1000억 대 손실을 낼 것으로 본다.
티웨이는 지난 1분기 219억원의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의 손실은 385억원이었다. 업계는 두 업체도 2분기 적자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2~3분기 중 항공 수요가 돌아올 것이라는 코로나19 초기 전망과 달리 최근에는 연말까지도 회복이 힘들다는 예측이 나온다”면서 “장거리 국제선과 동남아 등 단거리 취항국에서도 한국발 입국 금지가 풀리지 않아 2분기는 물론 3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