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소스 수요 최근 3년간 감소소스시장은 2024년까지 지속 성장세 예상식품업계, 해외 기반 소스 등 이색소스 경쟁 본격화
  • 된장, 간장 같은 전통 소스를 찾는 사람은 줄었지만 국내 소스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식품트렌드 변화에 따라 다양한 소스 수요가 늘면서 '소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1조3702억원규모를 기록한 국내 소스류시장은 2024년까지 5% 성장률을 보이며 1435억원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년간 된장, 간장 등 전통적 소스 시장 규모는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식품업계에 가정간편식(HMR), 냉동식품, 배달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소스시장 자체는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굴소스, 마라소스, 불닭소스, 라조장, 마라소스 등 과거에는 국내 식품산업에서 미미한 수준이던 소스류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간편식과 냉동식품 인기로 테이블 소스의 시장 규모가 증가했다"며 "매운맛 인기로 불닭소스의 인기가 지속됨은 물론, 특히 스리라차, 라조장, 마라 등 중국·동남아의 매운 소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양식품은 불닭소스 등의 불닭브랜드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8년 12월 '불닭소스'를 선보인 이후 2019년 4월에는 까르보불닭소스, 핵불닭소스를 추가로 출시하며 현재 3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출시 이후 지난 3월까지 불닭소스의 누적판매량은 300만개 수준이며, 올해 1분기 판매량만 50만개 정도다.
  • ▲ ⓒ삼양식품
    ▲ ⓒ삼양식품
    수요가 늘어나자 삼양식품은 조미소재·소스 공장을 증설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원주공장에 삼양식품이 준공한 연속 아미노산 생산 공장은 불닭볶음면 액상스프의 핵심 연료인 고품질의 아미노산 간장을 생산하는 곳이다. 올해 1월1일부터 가동을 본격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식품업체들 사이에서 소스 경쟁이 치열하다.

    팔도 역시 ‘팔도비빔장’ 3종(‘시그니처’, ‘매운맛소스’, ‘버터간장소스’)을 판매하고 있다. 팔도비빔장은  2017년 ‘팔도비빔면’의 액상스프를 별도제품으로 출시해 달라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개발한 제품이다. 이가현 팔도비빔장 마케팅 담당은 “앞으로도 팔도비빔장의 정통성을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소스의 대표격인 '간장'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간장 판매 1위를 지속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샘표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용도 특화 간장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회간장’을 시작으로, ‘계란이 맛있어지는 간장’, ‘우리아이 순한간장’, ‘다시마간장’, ‘만두가 맛있어지는 간장’ 등을 출시하며 급격히 변화하는 식문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더본코리아도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로 완성된 소스류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백종원의 만능장아찌간장소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대상 청정원은 대중적인 소스인 '마요네즈'에 변화를 꾀했다. 대상 청정원은 ‘스위트콘 마요소스’, ‘갈릭치즈 마요소스’ 등 2종으로 구성된 신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 ▲ ⓒ대상
    ▲ ⓒ대상
    대상 청정원 소스담당 김영선 팀장은 “전 세대가 즐겨 찾는 마요네즈에 색다른 맛을 입힌 ‘마요소스’는 간식, 술안주 등 다양한 요리와 잘 어우러져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취향과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미미한 수준을 차지하던 해외 기반의 소스 등의 성장도 눈에 띈다.

    오뚜기는 “최근 국내에서 라면, 짜장면 등에 넣으면 중화풍 풍미를 더해주는 소스로 라조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고추기름의 일종인 라조장 2종을 출시했고, ‘갈릭 아이올리 소스’도 출시했다. 아이올리 소스란, 프랑스 남부 지역의 프로방스에서 마늘을 뜻하는 ‘아이(ai)’와 오일을 뜻하는 ‘올리(oli)의 합성어로 유럽에서 생마늘을 올리브유에 빻아서 먹던 것에서 유래된 소스다.

    풀무원식품도 ‘갈릭굴소스 볶음용’, ‘마라샹궈 볶음용’ 등을 최근 출시하며 중화풍 소스 열풍에 동참했다.

    실제 aT가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를 인용한 분석을 보면, 지난 10일까지 소스류 인기검색어에서 라조장이 5위로 신규 진입했고 태국의 스리라차소스(7위→1위), 중국 굴소스(10위→6위) 등이 전년보다 높은 검색 순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업계의 소스 시장 성장세는 단순히 정통 소스를 기반으로 한 시장 확대가 아니라 새로운 제품군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며 "현재 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소스를 내놓으면서 소스 시장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어 업계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